前삼미그룹부회장 서상록씨 SBS '돈.com' 바텐더役 출연

  • 입력 2000년 5월 19일 19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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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역이 내 삶의 경험과 크게 다르지 않아 카메라를 의식하지 않고 ‘연기’합니다. 연기전문가는 아니더라도 벤처나 돈에 관해서는 조금 알고 있지요.”

SBS 주말 시트콤 ‘돈.com’(토 일 밤 8·25)에 출연하는 서상록씨(64·전 삼미그룹 부회장)는 이렇게 말한다. 그는 여기서 바텐더로 출연해 돈문제로 좌절하거나 실의에 빠진 사람들에게 충고와 위로를 건넨다.

그의 TV 출연은 SBS 윤세영 회장의 부탁으로 임직원 대상의 특강을 한 게 계기가 됐다. 정동천 PD도 이 특강을 듣다가 그를 캐스팅하게 됐다.

그는 또 SBS의 정보다큐프로 ‘아는 것이 힘이다’(월 오후 7·35)에도 출연하고 있다.

그래도 서씨는 “TV출연은 부업이고 내 본업은 웨이터”라고 강조한다. 그는 1주일에 4, 5번 매일 오후 5시부터 5∼6시간 서울 롯데호텔 양식당 쉔브룬에서 웨이터로 일한다. 그는 “매일 저녁 일하니까 돈쓸일 없어 좋고 젊은 ‘선배’들과 함께 노니까 젊어진다”고 말한다.

웨이터 월급은 이것저것 떼면 한 달에 56만원. 그래도 그의 꿈은 국내 연봉 2억원짜리 웨이터 1호다. 고정 손님 1000명을 확보하면 식당의 수입이 1년에 20억원이 보장되고 그 10%를 인센티브로 받으면 2억원이라는 계산이다. 이를 위해 그는 씨그램칵테일스쿨도 다녔다. 최근에는 칵테일 기능사 시험인 조주사 실기 시험을 앞두고 한창 ‘공부’ 중이다.

기업체 특강은 그의 가장 큰 수입원. 한 차례 100만원 정도 받는다. 서씨는 “출연료를 얼마줄지 모르겠지만 모두 합하면 부회장 시절의 수입과 비슷할 것”이라며 웃는다.

“‘왕년에…’라며 과거를 먹고 살면 금방 늙어요. 오늘과 내일이 중요합니다. 용기만 있으면 누구든지 할 수 있는 일입니다.”

<허엽기자> he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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