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1 ‘현상르포…’ 5일 50회 특집방영

  • 입력 1999년 11월 4일 19시 19분


공중파 방송3사 제작진도 마찬가지지만 독립 프로덕션들도 프로개편 때는 두렵다. 마치 집주인과 세입자의 관계처럼 방송사로부터 “프로 빼”라는 통보를 받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오락물도 아닌 100% 교양물로 1년을 넘겨 5일 방송 50회를 맞는 KBS1 ‘현장르포 제3지대’(독립 프로덕션 ‘리스프로’제작, 금 밤11·45)는 이런 점에서 평가할 만한 프로다.

‘현장르포…’의 경쟁력은 고발과 폭로로 일관하는 다른 교양 다큐와는 달리 철저히 사람 냄새나는 소재에 ‘변방’의 이야기를 담아낸다는 점이다. 강원 고성군 앞바다 어부들이 금강산 자락을 바라보며 고기를 잡는 사연의 ‘우리는 북으로 간다’(첫회)부터 시작해 홍익대 앞 언더그라운드 문화, 연예인을 꿈꾸는 10대들의 이야기, 주입식 교육이 싫어 산속 대안학교로 간 고교생 이야기, 낙도로 위문공연 간 연극단원의 이야기 등….

다른 다큐들이 어깨에 힘주고 있을 때 철저히 틈새를 파고든 셈이다. 덕분에 같은 시간대에 타사가 영화와 가요 쇼프로를 내보내도 10% 안팎의 안정적인 시청률을 올릴 수 있었다.

한 손으로 들고 뛰면서 찍을 수 있어 촬영 비전문가인 PD도 능히 찍을 수 있는 6㎜ 비디오 카메라는 자연스레 현장성이 강조되는 이런 소재들과 찰떡궁합을 이뤘다. PD와 카메라맨이 하나씩 두 대의 6㎜ 카메라를 들고 ‘그림’이 될 만한 장면은 야외에서 컵라면을 먹으면서도 촬영할 수 있다는 것.

독립 프로덕션 치고는 적잖은 인원도 프로를 풍요롭게 만드는 데 한 몫 한다. 5명의 PD와 3명의 카메라맨, 4명의 작가로 움직이는 ‘현장르포…’팀은 웬만한 공중파 방송사 프로 인력과 비슷한 수준. 요즘은 보통 세 팀으로 나눠 한 팀은 촬영나가고, 다른 한 팀은 편집, 나머지 팀은 기획회의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이 됐다.

5일 50회 특집방송에서는 국회의원부터 샐러리맨들까지 다양한 부류의 사람들이 모여사는 서울 여의도의 세기말 풍경을 담은 ‘그 섬에는 꿈이 있다, 99 서울 여의도’편이 방송된다.

〈이승헌기자〉ddr@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