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2출발 드림팀 "연예인과 스포츠대결 재미있네요"

  • 입력 1999년 8월 12일 18시 23분


번지점프와 스카이다이빙 등에 연예인을 동원하고 이들에 대한 ‘가학적 재미’를 추구해온 여의도 방송가. 높이뛰기나 뜀틀넘기 등 ‘소박한’ 소재로 연예인과 시청자의 한판 대결을 보여주는 KBS2 ‘슈퍼TV 일요일은 즐거워’의 간판 코너 ‘출발 드림팀!’은 그런 점에서 특이하다.

이 프로는 스포츠, 그것도 ‘비인기종목’인 육상경기를 8개월간 다루면서 순간 시청률 30%를 넘나들고 있다. ‘제철 과일’이라는 별명만큼이나 한 계절을 넘기 힘들다는 오락프로의 코너로서는 이례적인 일이다. 첫회부터 연출을 맡아온 KBS 전진학PD에게 그 뒷얘기를 들어본다.

▽‘쭉정이’도 섞는다〓쿵후 유단자인 ‘절봉이’ 박남현, ‘임꺽정’ 정흥채나 2m 높이의 뜀틀도 훌쩍 넘는 가수 조성모, 탤런트 이상인 등 스포츠선수급 연예인만으로는 ‘그림’이 안나온다는 전PD의 설명. 오히려 멀대같고 비실비실한 이미지의 연예인을 확보하는 것이 흥미유발에 도움이 된다. 연예인은 자칫 이미지를 구길 수도 있기 때문에 이들을 지속적으로 확보하기 힘들다. 한번 출연했다가 썰렁한 코멘트를 하는 바람에 차후 출연섭외를 받기 어려워지는 최근 토크쇼쪽의 분위기가 이 프로에도 적용되는 셈이다.

전PD는 “연속출연 보장 등 갖가지 ‘당근’ 없이는 섭외가 어렵다”고 말한다. 요즘은 MBC ‘남자셋 여자셋’에 출연했던 탤런트 김진 홍석천이나 KBS ‘서세원쇼’에서 뜬 개그맨 유재석 등이 중점 포섭 대상.

▽약간의 승부조작〓연예인 드림팀이 승승장구할 때 오히려 당황해하는 전PD. 1승1패를 반복하는 것이 이상적인데 드림팀이 몇주간 연승하면 오히려 “짜고 치는 고스톱 아니냐”는 말을 듣기 십상이라고.

그래서 고안한 것이 실패할 경우 도전기회를 한번 더 주는 ‘서바이벌 제도’. 화면에는 출연자별로 한번씩 시도하는 것으로 비치지만 실제로는 수차례 도전하는 출연자도 많다.

▽시청자 출연진 고르기〓지금이야 출연신청이 밀려들지만 방송 초반에는 시청자출연진 섭외가 가장 큰 문제였다. 우여곡절 끝에 섭외한 여자레슬링 선수들과의 대결에서는 종목 성격상 서로 몸을 밀착시키는 바람에 ‘저질’ 논란을 빚기도 했다. 붓글씨 대결 신청까지 들어오는 요즘 제작진은 일반 시청자의 참여를 더욱 확대할 생각. 다음주에는 퀵서비스 가스통배달 피자배달 등 ‘배달’이 직업인 사람들과 연예인의 한판 대결이 펼쳐진다.

〈이승헌기자〉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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