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드라마 「아름다운 선택」 이광수 「사랑」 각색

  • 입력 1999년 6월 6일 19시 25분


MBC가 7일부터 방송하는 ‘아름다운 선택’(월∼토 오전9·00)은 안방과 부엌을 오가며 이야기를 펼쳐온 여느 아침드라마와는 다르다.

첫화면부터 한 중견그룹의 빅딜얘기가 나오고 강남의 고급 나이트클럽 풍경이 웬만한 트렌디드라마에서보다 더 자주 등장한다. 가끔씩 핸드헬드(들고찍기)도 등장하는 등 카메라의 앵글도 차분한 영상이 대부분인 아침시간대 프로와 거리가 멀다.

외양은 젊은층 대상의 미니시리즈 못지않지만 이 드라마가 집중적으로 그리는 것은 중년부부의 갈등, ‘아줌마’의 절망과 아픔 등이다. 유부남과 젊은 여자의 사랑, ‘과거’의 흔적, 조강지처의 죽음 등 아침드라마의 상투성도 빠지지 않는다.

전형적인 현모양처로 살아온 윤정(이혜숙 분)은 일에 빠져 자신과 가정을 돌보지않는 남편 안빈(한진희)에게 절망한다. 윤정은 한때 연적이었던 사교계의 여왕이자 친구인 은희(이보희)에게 의지하지만 어느날 남편이 은희와 함께 있는 것을 발견하고 이혼을 요구한다. 허물어져 가는 안빈은 대학후배 여기자 수안(추상미)과 사랑에 빠지고….

이광수의 소설 ‘사랑’을 현대감각에 맞게 부분 리메이크했다. 제작진은 “사랑이란 영원한 테마인데다 명작이 지닌 장점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이광수의 원작을 택했다”고 밝힌다. 이창한PD는 “어설픈 신파조로 흐르는 것을 가장 경계하고 있다”고 말했다.

KBS 드라마 ‘학교’ ‘학교Ⅱ’에서 교사로 출연한 이혜숙은 “나도 이제 정말 여자답게 살고싶단 말이에요!”하며 절규하듯 중년의 아픔을 그려내는 등 농익은 연기를 펼친다. 지난해 ‘해바라기’이후 5개월만에 브라운관에 복귀하는 추상미도 개성있는 이미지로 드라마의 한 축을 떠받든다. SBS ‘결혼’ ‘재즈’ 등으로 감각을 과시한 작가 조희가 극본을 맡았다.

〈이승헌기자〉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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