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드라마 왕초]『거지들 옷값도 만만치 않네요』

  • 입력 1999년 5월 9일 19시 51분


‘거지왕’ 김춘삼을 다룬 MBC 월화드라마 ‘왕초’(밤9·55)가 최근 30%에 가까운 시청률을 올리며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일제시대의 서울 종로거리, 땟물 흐르는 거지옷을 재현해 화제.

★오픈세트★

경기 의정부시 MBC 문화동산내 1천여평에 조선은행과 화신백화점, 우미관 등 옛 건물 50여동을 지었다.

“겉모양 뿐만 아니라 내부에 전기와 수도 시설까지 들어가 있어 실제 건물과 다를게 없다”고 MBC미술센터 송재희 미술감독은 자랑한다.

거지패 움막이 자리잡은 염천교 세트는 12m 길이에 폭과 높이가 각각 4.5m. 인력거를 끌고 다니고 한꺼번에 30명이 올라가도 문제없을 정도로 튼튼하다는 게 제작진의 주장이다.

이달말에는 영화나 사진에서 가끔 볼 수 있었던 종로 거리의 명물 전차가 들어선다. 두칸의 차량이 약 1백m의 레일을 왕복할 예정.

★의상★

진흙탕에 빠뜨리고 아스팔트에 문지르고. 제작진이 ‘거지 옷’을 만드는 비법이다.

‘왕초’에 등장하는 춘삼(차인표 분) 까마귀(이혜영) 등 ‘주역급 거지’는 10여명이지만 거지들도 옷을 갈아입기 때문에 의상은 1백여벌에 이른다. 나머지 거지들을 포함, 총 1천여벌의 의상이 필요한데 의상비는 회당 2천5백만원의 미술비 중 20%를 차지한다. 거지옷이라고 특별히 싼 것이 아니어서 다른 드라마와 비슷한 돈이 드는 셈.

드라마 총제작비는 36억원. 이중 오픈세트비 7억원, 의상비를 포함한 미술비에 6억원씩 들인다.

배상석 외주제작부장은 “오픈세트와 의상에 적지 않은 비용을 들이는 이유는 ‘왕초’의 오픈세트장을 미국의 유니버설 스튜디오처럼 상품화하기 위해서”라며 “10년이상 사용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고 말했다.

〈김갑식기자〉g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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