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향뎐」제작발표회 성황…임권택 감독도「경악」

  • 입력 1999년 5월 9일 19시 26분


한국영화계의 거장 임권택감독이 오랫만에 메가폰을 잡은 영화 ‘춘향뎐’, 장윤현감독과 최고의 스타 한석규 심은하가 손을 잡은 스릴러 ‘텔 미 썸딩’이 3일 동시에 촬영을 시작했다.

그 날은 꽤 많은 비가 내렸다. 공교롭게도 충무로에는 ‘비오는 날 크랭크인 한 영화는 흥행에 성공한다더라’는 속설이 있다고.

○…전북 남원시 어현동 관광단지안에서 열린 ‘춘향뎐’제작발표회는 칸 영화제 극동아시아 영화선정위원인 피에르 르시앵이 참석하는 등 수많은 손님들로 성황을 이뤘다.

임감독은 “1백여편 가까이 영화를 만들면서 이렇게 많은 관심을 모은 경우는 처음”이라며 “솔직히 두렵다”고.

관광단지안 언덕에 정교하게 지어진 춘향의 집은 뜻밖에 기와집이 아니라 초가다.

“고증을 받아봐도 춘향은 기와집에 살지 않았다. 어머니 월매가 퇴기인데 뭐 그렇게 잘 살았겠나. 사실감을 높이기 위해 문짝과 돌담도 전부 폐가에서 떼어다 붙였다.”(임권택)

비로 길바닥이 진흙탕이 되어버린 탓에 이날 촬영은 몽룡(조승우 분)이 춘향(이효정)의 집에 찾아가 별당에서 춘향과 만나는 장면만을 찍었다.

월매 역은 김성녀, 변학도 역은 유인촌, 향단은 이혜은, 방자는 김학용이 맡는다. 내년 설날 개봉이 목표.

○…반면 ‘텔 미 썸딩’은 제작발표회를 갖지 않고 가벼운 워밍업을 하듯 소리소문없이 촬영을 시작.

경기 벽제 용미리 공원묘지에서 진행된 이날 촬영분은 연쇄살인사건 수사직전 홀어머니의 장례를 치른 조형사(한석규 분)가 망연자실한 얼굴로 묘지앞에 서있는 장면. 조형사는 이후 수사과정 내내 어두운 표정에 검은 상복차림으로 위험한 사건속에 뛰어들게 된다.

장감독은 이날 분당의 대형할인점 등을 돌며 연쇄살인사건의 주변을 스케치하듯 카메라에 담았다.

본격적인 촬영은 경기 양수리 종합촬영소 세트가 완성되는 6월에 시작된다. 개봉예정일은 올해 9월18일.

〈김희경기자〉susan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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