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사조 가수」이승철 18번째 앨범 10일새 10만장 팔려

  • 입력 1999년 3월 30일 19시 11분


가수 이승철(33)은 올해 데뷔 14년째다.

그러나 가수 생활은 순탄치 못했다. 대마초 사건과 탤런트 강문영과의 이혼때문에 ‘문제아’로 낙인찍혔다. 그래도 그는 계속 음반을 내 팬들의 의사를 타진했다. 전문가들은 ‘재기’가능성을 의심했다.

하지만 성과는 대부분 30만장 이상 판매. 라이브 음반을 포함해 18번째인 새 음반 ‘1999’도 순항 조짐이다. 발매 10여일만에 10만장이 나갔다. 그 매력은 어디에 있을까.

“조용필 이후 라이브 콘서트에서 보컬의 카리스마를 발휘하는 가수가 둘 있는데 이승환과 이승철이다. 이승철은 10대의 아이돌 스타에게서 발견할 수 없는 마력을 지니고 있다.”(음악평론가 강헌)

이승철은 달리 말한다. “팬들이 바뀌었어요. 80년대까지만 해도 연예인의 도덕적 약점은 치명적이었죠. 그러나 90년대 들어 팬들은 도덕적 가치와 음악적 가치를 분리하기 시작했습니다. 음악의 완성도가 높다면 가수의 사생활 문제는 한때의 실수로 용인받기도 한다는 이야깁니다. 그게 아니라면 저도 사고만 친다고 외면받겠지만.”

이승철은 이번 새음반에서도 록 발라드 댄스를 기막히게 소화하는 특유의 가창력을 뿜어낸다. 직접 작사작곡을 한 머릿곡 ‘오직 너뿐인 나를’은 그가 오랜만에 부르는 발라드. “보컬의 매력과 노래에 대한 감정을 가장 잘 담을 수 있는 장르가 발라드”라는게 이승철의 말이다.

수록곡‘이름 모를 소녀’는 30대 중반에 이른 ‘어른가수’로서 자신의 자리를 찾고자 했다. 이 노래는 요절 가수 김정호의 노래를 리메이크한 것. 그는“선배의 명곡을 후배가 새롭게 조망하는 게 가요사를 정리하는 작업이라고 믿는다”고 말한다.

이승철은 수차례의 ‘낭패’를 음악의 완성도와 라이브 현장의 열기로 넘어왔다. 대마초로 빚어진 7년여의 방송정지기간 중 팬층을 다진 곳도 콘서트장. 지난해도 40회가 넘는 콘서트로 전국을 누볐던 그는 “라이브는 마이 웨이”라고 자신있게 말한다.

〈허 엽기자〉heo@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