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대통령직속 「방송개혁위」 시큰둥

  • 입력 1998년 11월 26일 19시 05분


국민회의가 방송개혁작업의 일환으로 대통령 직속 ‘방송개혁위원회(가칭)’설치를 추진하자 자민련이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자민련 이완구(李完九)대변인은 26일 오전 정례 브리핑에서 “통합방송법이 기존 당론대로 이번 정기국회에 처리될 수 있기를 강력히 희망한다”면서 사실상 반대 입장을 밝혔다.

그는 또 “방송이 보다 독립적으로 제기능을 수행하도록 하는 방향으로 연내에 이 법이 제정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국회 문화관광위 소속 자민련 의원들도 부정적이다. 정상구(鄭相九)의원은 “이미 95년부터 법제정논의를 해왔는데 이제와서 방송법처리를 미루는 것은 방송계의 실정을 외면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해 국민회의의 한 관계자는 “국민회의 김원길(金元吉)정책위의장이 이미 김종필(金鍾泌)국무총리와 자민련 차수명(車秀明)정책위의장에게 이같은 방침을 전하고 양해를 구했는데 자민련이 뭔가 오해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두 여당의 이같은 입장 차이는 방송법제정을 둘러싸고 양당 사이에 벌어지고 있는 치열한 기(氣)싸움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내년 내각제공론화를 앞두고 있는 자민련으로서는 앞으로 논의될 방송법제정과 방송구조조정문제 등에서 국민회의에 주도권을 뺏길 것을 상당히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한나라당은 “통합방송법 제정 유보는 방송장악 의도를 노골화한 것”이라며 이번 정기국회중 법 제정을 추진한다고 밝히고 있어 방송개혁위 설치를 둘러싼 3당간의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송인수·공종식기자〉isso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