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루스 윌리스의 「아마게돈」 내달 3일 개봉

  • 입력 1998년 6월 18일 06시 57분


‘역시 다르군, 그러니 스타 소리를 듣지.’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액션 스타 브루스 윌리스를 처음 만나자마자 저절로 떠오른 생각이다.

14일 오후(미국 서부시간) 로스앤젤레스시 해변의 한 호텔 인터뷰 장소에 청바지와 티셔츠 차림으로 나타난 그는 테이블 위에 놓인 소형 녹음기를 보자 그 작은 마이크를 움켜잡더니 어깨를 들썩이며 노래를 흥얼거렸다. 눌러 쓴 모자에는 ‘ARMAGEDDON’이란 문자. 그는 7월1일 미국 전역 3천여개 극장에서 동시에 개봉되는 초대형 공상과학 액션영화 ‘아마게돈’의 주연배우다. 국내 개봉은 7월3일.

‘다이 하드’시리즈에서 다 찢어진 런닝셔츠 차림으로 좌충우돌하면서 범죄자들과 대결, 통쾌히 이겨냈던 그가 이번에는 우주 비행사 복장으로 등장한다. 그러나 이번에는 죽는다. 그보다도 어쩌면 더 유명한 부인 데미 무어로서는 섭섭하겠지만.

“지금까지 주로 ‘좋은 사람’역할을 해왔지요. 이 영화 시나리오를 보니 좋은 일을 하다 영웅적인 최후를 맞더라구요. 바로 OK 했지요.”

지구와 충돌하게된 한반도 몇배 크기의 행성. 인류 파멸의 위기. 유정(油井)굴착 전문가인 브루스 윌리스는 행성폭파 특명을 받고 우주선 2대를 동료들과 나눠 타고 행성에 특파된다. 작업이 끝나갈 무렵 지구로 탈출을 준비한다. 그러나 남은 우주선은 한대뿐.

제비뽑기로 유일한 잔류자를 정해놓고 보니 다름아닌 외동딸(리브 타일러 분)의 애인(벤 애플렉). 그는 ‘예비 사위’대신 행성파괴의 대업을 완수하며 최후를 맞고, 마침내 지구는 평화를 되찾고….

“저도 알고 보니 눈물 많은 남자였어요. 지구에 남은 딸과 작별 인사를 하는 대목에 울었는데 액션 배우로 그런 장면을 연기해보는 것도 괜찮았어요.”

총제작비 1억5천만달러(한화 2천1백억원). 윌리스의 출연료만도 한화 2백20억원이다. 미국의 영화평가 전문기관인 박스 오피스는 올여름 휴가철 ‘아마게돈’이 미국내 수입만 3억달러로 흥행 1위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번 가을 브루스 윌리스가 한국을 방문할 무렵이면 비슷한 소재로 개봉돼 국내에서도 재미를 본 영화 ‘딥 임팩트’와의 경쟁이 판가름나 있을 것이다.

▼ 제작자 부룩하이미 인터뷰

“저더러 ‘할리우드 최고의 흥행사’라 하지만 새 영화를 완성할 무렵에는 늘 걱정이 앞서요. 이번 영화도 최선을 다했지만 마찬가지였어요. 시사회때 세계 각국의 저널리스트 등 1천여명이 보여준 뜨거운 반응을 보고 조금은 안심했지요. 행성과 지구와의 충돌을 다룬 ‘딥 임팩트’와 소재가 비슷하다는 말을 하지만 스토리 캐스트 스펙터클은 우리가 압도적일 겁니다. 물론 제작에 착수한 것도 우리가 먼저였지요. ‘딥 임팩트’는 일부러 안봤습니다. 당초 제작 의도가 흔들릴까봐 그랬어요. 호쾌한 스케일의 대작을 보고 싶어하는 한국의 영화팬들에게 ‘기대해도 좋습니다’란 말을 전해주십시오.”

주요작품〓‘비버리힐스 캅’ ‘탑건’ ‘크림슨 타이드’ ‘더 록’

▼ 마이클 베이감독 인터뷰

“8년전 영화 공부를 할 때 서울에 갔었는데 아주 좋은 인상을 받았어요. 친절했던 그 한국사람들을 다시 만나 반갑습니다. ‘아마겟돈’은 재미있게 만들자는 일관된 목표를 갖고 연출했습니다. 영화 앞부분에 길을 지나던 강아지가 갑자기 고질라(‘아마겟돈’과 비슷한 시기에 개봉되는 영화로 ‘고질라’제작진이 모두 그의 친구들이다)인형을 물어 뜯는 장면도 제 아이디어였지요. 화면을 유심히 보면 제가 어딘가에 딱 한 번 출연해요.”

<로스앤젤레스=조헌주 기자>hans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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