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븐틴」공모주 2억7천만원 걷혀…제작진 눈물 글썽

  • 입력 1998년 5월 4일 07시 50분


○…영화 한 편에 2백71명의 영화제작자.

청소년영화 ‘세븐틴’을 만들기 위해 태흥영화㈜가 지난달 25일까지 접수한 공모주 신청에 2백70명이 참여, 1인당 1백만원씩 모두 2억7천만원의 제작비가 모였다. 태흥영화 이태원사장과 함께 2백71명의 제작자가 탄생한 셈.

국제통화기금(IMF)시대를 맞아 한국영화 제작이 가뜩이나 움츠러든 이때, 일반인의 쌈짓돈이 이만큼 모였다는 것이 충무로의 훈훈한 화제로 떠오르고 있다.

○…돈도 돈이지만 공모주 신청자들이 써내도록 한 ‘자기소개서’도 얘깃거리다. 당초 영화가 사람들은 “신인배우 모집도 아닌데 웬 자기소개서와 사진?”하며 웃었는데 뜻밖에 진지한 소개서에 감동했다는 것.

“영화제작을 하고 싶다는 꿈이 있었는데 의외로 기회가 빨리 왔다”는 30대 직장인, “IMF시대에 되도록이면 직배영화는 안보려 한다”는 20대 여성, “우리 아이가 좋아하는 신세대그룹 ‘젝스 키스’가 출연하니 아이와 함께 신청한다”는 40대 주부까지 다양한 내용이었다.

○…이를 본 이사장은 “한국영화에 이렇게까지 관심을 보여줄지 몰랐다. 정말 잘해야겠다”며 눈물까지 글썽.

이사장은 “우리 영화를 밀어주는 이들이 어떤 사람들인지 알기 위해 소개서를 받았다”면서 이들이 있는 한 한국영화는 희망이 있다고 용기백배하는 모습이었다.

열일곱살 청춘의 희망과 좌절을 담은 이 영화에는 ‘젝스 키스’의 강성훈이 순정파 ‘범생이(모범생)’로, 김재덕이 삐끼소녀와 동거하는 폭주족으로 출연한다. 7월중순 청소년들의 여름방학에 맞춰 개봉될 예정.

〈김순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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