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숙번」,트로트로 『아룁니다』…선동혁,가수의 꿈 실현

  • 입력 1998년 1월 9일 09시 36분


‘용의 눈물’의 이숙번 역 선동혁(42·본명 선문몽)이 음반을 냈다. 용의주도한 킹메이커, 권력의 피냄새에 본능적인 후각. 용맹스러운 무장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다. 그저 말끔한 정장 차림의 트로트 가수만 있을 뿐. 데뷔의 변. “갑작스러운 일이 아닙니다. 원래 가수의 꿈을 어릴 적부터 지니고 있었습니다. 주목받는 지금이 시기적으로 좋은 것 같아 용기를 냈습니다.” 전남 고흥 출신인 선동혁은 80년경 국악인 신영희씨에게 3년간 창을 배웠다. 연극 ‘다시라기’에서 신씨의 상대역이 된 게 인연이지만 그 전부터 주위에서 “가수로 나서라”고 권유받은 적이 많다. 머리곡 ‘인생’의 구수한 음색이 트로트에 적격이다. 풍부한 저음과 탁트인 고음은 창을 익힌 면모가 내비치는 대목. 가사는 ‘…영화같은 한 세상이 돌고 돌아 한숨인데/울지 말고 웃고 살자/나혼자만의 인생인가’다. 선동혁은 “요즘처럼 어려운 살림을 비유했다”며 “트로트는 삶의 흔적을 담아야 한다”고 촌평한다. 그러면서도 결국 용에게 버림받고 유배를 떠나는 이숙번의 ‘인생’도 이 노래에 비유해봤다고. 79년부터 연기 인생을 살아온 그는 가수 활동에 대해 “꿈을 이루었다고 생각해달라”며 “아무래도 연기가 본업”이라고 말했다. 첫 음반에는 직접 작사한 ‘내 고향길’ 등 8곡을 담았다. 〈허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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