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후보 TV 토론회]『「國政운영」충분히 준비』

  • 입력 1997년 7월 31일 20시 57분


30일 방송3사가 주관한 대통령후보 TV토론에 출연한 국민회의 金大中(김대중)총재는 시종 밝은 표정으로 부드러운 이미지를 심는데 노력했다. 그러면서도 김총재는 사회 경제 통일문제 등에 대해 평소 소신을 자신감 있는 어조로 피력했다. 김총재는 정치개혁의 성공을 위해 꼭 필요한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고 『하나는 선거공영제를 실시해서 돈안드는 선거를 치르는 일이고 다른 하나는 정치자금을 공평하게 분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내각제를 수용하겠다고 했지만 왜 필요한지에 대한 본질적인 이유를 밝히지 않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지금 우리에게 최고의 선은 정권교체』라며 『대통령제나 내각제 모두 민주주의지만 큰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차선책으로 내각제를 선택하려 한다』고 종래의 입장을 되풀이했다. 김총재는 최근 주창한 「권력균분론」에 대해 신한국당이 「헌법파괴」라고 비난했다고 하자 『헌법파괴를 예사로 하는 사람들이 헌법파괴를 걱정하니 반갑지 않으냐』고 반문한 뒤 『그냥 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투표를 통한 국민의 동의와 국회의원 3분의2이상의 동의를 얻은 뒤 하겠다는 것』이라고 답변했다. 김총재는 집권후 국정운영에 대해서는 『대통령이 되면 2년반 동안에 경제를 제 궤도에 올려놓을 자신이 있다』면서 『남북관계도 북한을 개혁 개방화시키는 쪽으로 이끌 자신이 있다』고 강조했다. 자민련과의 후보단일화 협상과 관련, 누가 대통령후보가 돼야 하느냐는 질문을 받고 김총재는 다소 멋쩍은 표정을 지은 뒤 『대통령제가 좋다고 한 사람은 대통령이 되고, 내각제가 좋다는 사람은 내각제를 한 뒤 (총리를) 하면 된다』고 말해 자신으로 단일화돼야 한다는 의사를 간접적으로 피력했다. 김총재는 또 제삼후보 출마가능성에 대해 『솔직히 속으로 혼자 걱정하고 있다』며 『단일화를 반드시 성사시켜 제삼후보가 나오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총재는 집권 후 지역감정문제에 대해 『호남사람들이 특혜를 달라는 것은 아니다』며 『이전 정권이 지역주의를 해서 다 실패했는데 내가 무엇때문에 지역주의를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다른 당의 대통령후보보다 나은 점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김총재는 『나는 40년간 일관되게 한 길을 걸어왔지만 민주화 투쟁만 한 것은 아니다』고 전제한 뒤 『집권 후 내가 뭘 해야 할지를 고민해왔고 바른 정치의 길로 끌고 갈 준비를 해왔다』고 말했다. 「김총재는 성격이나 환경 등에서 金泳三(김영삼)대통령과 유사하다」는 시청자의 지적이 있었다는 말에 『사람은 보기에 따라 똑같을 수 있다』며 『코도 하나, 눈은 둘, 입도 하나니 똑같이 볼 수도 있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김총재는 『김대통령은 군사정권을 타도하겠다고 해놓고 盧泰愚(노태우)정권과 손을 잡았다』며 『나는 사형언도를 받았지만 국민을 배신할 수 없어 한길을 걸었다』고 차별성을 강조했다. 기아그룹의 회생문제에 대해 김총재는 『기업도 자구책 마련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하며 정부도 기아그룹이 재기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노동자의 정치참여 문제에 대해서는 『민주주의 국가라면 당연히 허용해야 한다』고 말한 뒤 「기업들의 반발이 심하지 않겠느냐」는 질문이 이어지자 『그런 걱정을 하면 민주주의를 하지 말아야 한다. 민주주의는 그런 것을 조정해 나가는 것』이라고 답변했다. 김총재는 黃長燁(황장엽)씨가 말한 「북한 핵보유설」에 대해서는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플루토늄을 갖고 있을지는 모르지만 핵무기는 갖고 있지 않을 것』이라며 『미 일 중 러 4대강국이나 우리 정부도 북한이 핵무기를 갖고 있다고는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윤영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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