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곁에서 본 조용필]외로운 불꽃 「킬리만자로의 표범」

  • 입력 1997년 4월 25일 08시 22분


조용필과 형제처럼 지내온 것도 벌써 이십년이 가까워진다. 그는 정직하고 성실하며 말수가 없고 한번 맺은 인연을 소홀히 하지 않는다. 가수가 된 후 한번도 호텔 사우나나 대중 목욕탕을 가지 못한 것도 스타이기 때문이 아니라 내성적인 성격 탓이다. 그의 장점은 어디를 가든, 누구를 만나든 스타의식을 드러내지 않는 소박함에 있다. 나약해보이고, 만나면 추워보이고 외로워 보이지만 그의 내면에는 활화산같은 정열과 집념이 있다. 연습에 몰두할 때 단원들을 몰아치는 걸 보면 아주 매섭다. 거기에다 그는 보기 드물게 가창력 그리고 작곡능력,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연주력 등을 겸비한 천재성을 가지고 있다. 그런 걸 보면 그가 왜 슈퍼스타가 됐는지 알만하다. 나와 그의 사이를 아는 사람들은 최근 왜 활동을 계속하지 않는가, 조용필 시대는 끝났는가 하고 궁금해서 묻곤 한다. 눈에 띄지 않았을 뿐 활동을 중단한 건 아니다. 지금도 미주순회공연, 그게 끝나면 일본 순회, 국내 주요도시 공연 등을 계속해오고 있다. 더구나 그는 「공연예술의 꽃」이라는 뮤지컬 제작 작곡 출연에 야심찬 꿈을 갖고 있다. 삼년째 그와 나는 브로드웨이를 들락거리며 뮤지컬 공부를 하고 있다. 내년쯤 화려한 결실을 보게 될 것이다. 가정적으로도 그는 어느 때보다 행복하다. 보금자리에는 사랑하는 아내(안진현)가 있고 모든 뒷바라지를 잘해 주고 있기 때문이다. 유현종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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