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디오 저널리스트(VJ)」가 뜬다. 한 손에 쏙 들어오는 비디오 카메라를 들고 취재 촬영 편집 등의 전 과정을 혼자서 도맡아 하는 VJ들이 요즘 케이블TV에서 맹활약을 하고 있다.
「1인 다역」의 전천후 제작자 VJ가 만드는 대표적인 프로가 다큐멘터리 전문 케이블TV인 Q채널의 「아시아 리포트」. 지금까지 필리핀 반군, 네팔의 어린이 노동착취, 태국의 검투사, 일본의 게이샤 등 후미진 곳에 버려진 사람들에 파고들어 리얼한 장면을 담아냄으로써 호평을 받는 프로다.
VJ는 소형 디지털 카메라를 사용하기 때문에 취재를 꺼리는 대상에 쉽게 접근해 삶의 가려진 부분까지 총체적으로 담아낼 수 있다.
여러 사람이 나누어 제작하는 프로그램이 아니어서 만드는 이의 독특한 시각이 프로그램에 투영되는 것도 매력이다. 지난 2월 개국한 외국어전용 채널 아리랑TV는 모든 뉴스를 VJ가 제작하는 「모험」을 단행했다.
아리랑TV의 VJ는 모두 26명. 이 가운데 3명은 외국인이며 19명이 여성이다. 이들은 개국 전 6개월 동안 촬영 편집기술에 대한 집중적인 훈련을 받았다.
아리랑TV 방송센터 윤승진국장은 『VJ들이 사용하는 6㎜ 디지털 비디오카메라는 전문방송용 카메라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화질이 좋아 빠르고 생생한 화면을 기대하는 시청자들을 만족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케이블TV뿐 아니라 KBS의 「세계는 지금」과 같은 지상파방송에서도 분쟁지역 취재 등 현지에서의 기동성이 필요한 프로그램 제작에는 VJ들이 참여한다. VJ와는 약간 성격이 다르지만 PD 한 명이 연출과 리포트, 편집을 도맡아 하는 MBC의 「여기서 잠깐」도 기존의 제작방식과는 다른 새로운 시도라 할 수 있다.
이 프로를 제작하는 MBC프로덕션의 김민호PD는 『앞으로 다가올 다채널 시대에 대비해 PD들이 독립체제로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이같은 방식이 좀 더 활발하게 시도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