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작가-PD-연기자군단 「찰떡궁합」…작품마다 화제

  • 입력 1997년 3월 29일 09시 02분


[김갑식 기자] 「궁합이 맞습니다」. 극작가 조소혜와 배용준, 이진석PD―차인표와 최진실 그리고 이창순PD―황신혜. 요즘 방송가에서 「찰떡궁합」을 지닌 작가, PD와 연기자 군단으로 꼽히는 사람들이다. 물론 현실이 아니라 드라마를 통한 만남에서다. 이들이 결합하면 「1%에 피를 말린다」는 시청률이 따라다니고 사회적 「신드롬」까지 일으키는 문제작들이 탄생한다. 방송사의 입장에서 보면 흥행을 보장하는 「마이더스 군단」인 셈. 과거의 「김수현 사단」 「김종학 사단」에 뒤이은 「신흥 무적 함대」라 할 수 있다. 최고의 인기 연기자로 꼽히는 배용준의 벼락 출세에는 KBS 드라마 「젊은이의 양지」를 빼놓을 수 없다. 영화사 잡일을 하며 충무로에서 얼굴 알리기에 바빴던 그가 조소혜의 「젊은이…」 한편으로 스타덤에 올랐다. 이같은 인연은 다시 「첫사랑」의 인기신화를 낳고 있다. 화제작으로 떠오른 MBC 「별은 내 가슴에」에는 감각적 영상의 이진석PD와 차인표 최진실 인맥이 자리잡고 있다. 지난해 현역제대에 앞서 캐스팅 표적이 됐던 차인표는 『어떤 작품일지 모르지만 드라마 첫 출연은 「사랑을 그대 품안에」로 나를 키워준 이진석 PD의 작품』이라고 못박았을 정도. 이PD의 「우리들의 천국」 「아파트」에 출연했던 최진실도 SBS에 의해 전속계약 위반에 따른 소송을 당하면서까지 「별은…」에 출연하고 있다. 지난해 「애인신드롬」을 낳았던 이창순PD와 황신혜는 오는 4월말 방송될 MBC 주말드라마 「신데렐라」로 「신데렐라 신드롬」을 만들어낼 작정이다. SBS 「아스팔트 사나이」의 이장수PD와 이병헌도 미니시리즈 「아름다운 그녀」로 찰떡궁합을 과시하고 있다. 이같은 인맥의 탄생은 무엇보다도 주연급 탤런트가 부족한 「연기자 시장」때문이다. 또 작가와 PD의 스타일과 연기자의 캐릭터가 서로 익숙하다는 장점도 있다. 차인표는 『이진석PD의 작품 분위기가 내 스타일에 맞고 연기가 편하다』고 이를 뒷받침한다. 여기에 이미 흥행성이 입증된 카드로 승부하는 것이 안전하다는 방송사의 계산도 깔려 있다. 그러나 「짝패」끼리 끼고 도는 이같은 모습은 결국 「그 드라마가 그 드라마」를 낳는다는 비판적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새로움이나 변화를 보여줄 여지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제목은 바꿔달고 소재도 조금 변했지만 「사랑을 그대 품안에」와 별 차별성이 없는 「별은 내 가슴에」가 한 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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