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동근기자] 주말 저녁 KBS2 드라마 「첫사랑」을 보는 안방 풍경.
『지겹다.다른데 틀어』(남편)
『그래도 궁금하잖아』(아내)
『끝나기 5분전부터 보면 내용 다 알아. 뻔하다구』(남편)
『맞아요. 저거봐, 또 「효경이 효경이」하면서 시간 끄네』(아이들)
가상의 대화가 아니다. 실제로 한 시청자가 PC통신에 띄운 내용이다.
인기정상을 달리고 있는 「첫사랑」이 종반부로 치달으면서 시청자들의 비판도 강도가 높아지고 있다. 『뻔한 이야기를 너무 질질 끈다』 『한 여자로 인해 가족 모두가 불행에 빠진다는 것이 말이 되나』 『첫사랑이 아닌 억지 사랑이다』 등의 지적이 빗발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청률 50%를 기록하는 「첫사랑」의 흡인력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한 시청자의 짤막한 지적이 가장 함축적으로 설명해준다. 「보면 짜증나지만 안보면 궁금하다」는 것.
종영이 가까워오면서 등장인물들의 행로를 둘러싸고 궁금증은 점점 커지고 있다. 몇가지 궁금증을 작가 조소혜씨와의 문답풀이로 알아본다.
―찬혁은 일어날 수 있나.
『한 쪽 다리를 못쓰는 정도로 회복된다』
―찬혁과 효경은 맺어지는가.
『적당히 해피 엔딩으로 끝내지는 않을 생각이다. 신자의 헌신적인 간호, 찬혁이 죽은줄 알고 유학간 효경이 이역만리에서 지친 몸과 마음을 석진에게 기댈 수밖에 없는 상황 등이 이와 연관을 맺는다』
―찬우는 어떤 식으로 복수를 하는가.
『검사가 되어 복수를 하는 것은 너무 도식적이다. 「주먹으로 복수를 한다」는 것도 잘못 알려진 얘기다. 나사장으로부터 경영권을 물려 받아 효경의 아버지와 사업대결을 벌일 예정이다』
―찬우와 석희의 관계는….
『좋은 결실을 볼 것이다』
―효경의 외삼촌 왕기로부터 음반 취입 제의를 받은 대가로 효경과 찬혁을 헤어지게 만드는 정남의 미래는….
『결국은 왕기로부터도 배신을 당하지만 찬우의 도움을 받는다』
―마지막회 방영내용은….
『찬혁은 불구의 몸이 되자 다시 본격적으로 그림을 그린다. 효경은 파리에서 큐레이터 수업을 받는다. 어떤 결말이 나올지는 상상에 맡기겠다』
작가는 이렇게 밝혔지만 사실은 끝까지 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
지금까지의 내용이 시청자들의 반응에 따라 당초 기획과는 상당히 달라졌기 때문에 앞으로도 결말이 바뀔 가능성이 있는 것. 찬혁이 식물인간이 되는 것으로 설정됐다가 「너무 심하다」는 시청자들의 지적에 따라 한쪽 다리 마비로 완화시킨 것이 대표적인 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