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클럽 「無형식 모던 록」,가요계 새 바람

  • 입력 1997년 2월 12일 20시 22분


[허엽 기자] 신인그룹 「주주클럽」은 모던 록을 대중화시키고 있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데뷔한 지 석달 남짓한 그룹에게는 과분할 정도다. 특히 발라드와 댄스로 양분되는 우리 가요계에 새 바람을 일으켰다는 반응도 얻고 있다. 모던 록은 기존 록에다 펑키 댄스 재즈 등 여러 장르를 접목시키면서 정형을 보이지 않는 실험적 시도다. 록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해체」한 뒤 여러 방향을 모색하는 일련의 새바람인 것. 따라서 이 장르는 굳이 정형을 따지지 않으려는 감각적인 신세대들의 구미를 자극하고 있다. 「주주클럽」의 노래가 신세대의 지원을 받고 있는 것도 이같은 「무정형」의 매력이다. 장르적 의미를 벗어나면 「주주클럽」의 일등공신은 여성 보컬 주다인이다. 주다인은 「1인10색」의 창법을 연출한다. 혼이 빠진 듯한 기묘함이나 안개속을 헤매는 신비감을 주다가도 때론 얄미울 정도로 앙증맞게 군다.주다인은 데뷔초 『유명 여성 록가수들의 창법을 수용했다』며 돌로레스 오라이어던, 앨러니스 모리세트, 시네드 오코너 등을 손꼽았다. 그러면서 『내 노래 곳곳에는 이들의 냄새가 물씬 풍긴다』고 덧붙였다. 남성멤버이자 연주를 맡고 있는 주승형 승환 형제도 『외국의 모던 록그룹들의 음악을 집중적으로 분석했다』며 『「블론디」 「라디오 헤드」 「크랜베리스」를 동경하며 이들의 느낌이 우리 음악의 뿌리』라고 밝혔다. 「주주클럽」의 히트곡 「16/20」은 SBS 가요순위프로에서는 1위 후보이고 KBS MBC에서는 상위권. 음반판매량도 25만장을 육박하고 있다. 특히 「16/20」중 후렴구인 「아이 야 야야 쇼킹 쇼킹」은 유치원생도 흥얼거릴 정도다. 히트하려면 낚시바늘처럼 귀를 잡아채는 훅(hook)부분이 있어야 한다는 속설이 적용되는 대목이다. 또 전화미팅상대를 나중에 알고보니 네살이나 어린 남자였다는 황당한 가사가 신세대의 감각적 사고에 조응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주주클럽」의 소속사는 대만에 본사를 둔 록레코드로 「주주클럽」은 아시아의 직배사가 개발한 국내 첫 스타인 셈이다. 본사의 홍보력 덕분으로 이들의 뮤직비디오는 현재 스타TV에서도 방영됐고 수록곡 「나는 나」는 대만의 톱가수 소혜륜이 번안곡으로 불러 히트중이다. 이들은 또 3월말 홍콩과 대만으로 홍보활동을 떠난다. 한편 타이틀곡 외 앨범 수록곡들에 대한 표절논란은 「주주클럽」이 넘어서야 할 과제다. 음악관계자와 PC통신 등에서 견해가 엇갈리고 「주주클럽」도 나름의 해명을 하고 있지만 표절논란은 이들에 대한 평가를 송두리째 바꿀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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