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중훈, 국제배우 데뷔…코믹액션「아메리칸…」출연

  • 입력 1996년 12월 23일 21시 00분


「밴쿠버〓朴元在기자」 영화배우 박중훈의 할리우드 진출 실험은 성공할 것인가. 「투캅스2」의 흥행 성공으로 올 한해를 기분좋게 보낸 박중훈이 활동무대를 북미 대륙으로 옮겨 「국제 배우」로서의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박중훈의 할리우드 데뷔작은 대우시네마와 오라이온스튜디오가 공동 제작하는 코믹 액션영화 「아메리칸 드래곤」(랄프 헤미커 감독). 한국과 미국 형사가 한팀을 이뤄 야쿠자 및 마피아 조직을 일망타진하는 내용의 이 영화는 지난 21일 캐나다 밴쿠버의 차이나타운에서 마지막 촬영을 끝냈다. 한달동안 미국인 스태프와 뒹굴면서 색다른 경험에 빠져든 박중훈은 『촬영일정이 빡빡해 힘들었지만 한국 배우를 대표하는 자세로 온몸을 던져 연기했다』고 말했다. 『할리우드의 제작시스템을 눈여겨 볼 욕심으로 매일 촬영현장에 1시간 일찍 도착했지요. 무엇보다 시간관념이 철저한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박중훈은 『스태프와 배우들이 각 장면마다 완벽한 상태에 이를 때까지 예행연습을 반복하기 때문에 실제 촬영에 들어가서는 NG가 거의 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런 식으로 영화를 찍다보니 촬영이 속도감있게 진행될 뿐 아니라 필름 값도 절약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둔다는 것. 그는 촬영기간 내내 「특별대우」를 받았다. 침대와 샤워시설을 갖춘 전용 휴식공간이 주어졌고 박중훈 개인의 스케줄을 전담 관리하는 조연출자와 영어강사도 곁을 떠나지 않았다. 박중훈은 『할리우드에서는 아시아 영화시장의 중요성을 의식해 동양계 배우쪽으로 눈길을 돌리는 분위기』라며 『성룡과 주윤발이 미국 관객들에게 어필한 것을 보고 부러움과 함께 「나도 해보겠다」는 의욕을 다졌다』고 말했다. 모든 대사를 영어로 소화해 낸 박중훈은 『뉴욕 유학시절 영어를 익히긴 했지만 미묘한 뉘앙스의 차이를 이해하지 못할 때가 있어 애를 먹었다』며 『상대역인 마이클 빈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소개했다. 「아메리칸 드래곤」의 제작비는 5백만달러. 할리우드 기준으로는 「값싼 영화」에 속하지만 박중훈은 자신의 선택에 만족한다고 강조했다. 『이곳에서는 무명배우인 만큼 처음부터 대작에 출연하는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차근차근 지명도를 높여 한국배우의 할리우드 진출 발판을 마련하는 게 제 목표입니다』 헤미커 감독은 『변화무쌍한 표정변화와 연기의 순발력이 돋보이는 배우』라며 박중훈의 성공을 낙관했다. 그의 연기 승부수 결과는 「아메리칸 드래곤」이 한국과 미국에서 동시 개봉되는 내년 6월경 판가름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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