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의 중추 중견기업을 만나다]〈1〉 최진식 한국중견기업연합회장
“성장할수록 성장 페널티 없애고 성장 인센티브 주는 정책 필요
노동자만 강조해선 고용 안늘어… 노란봉투법 옳은 길인지 점검을”
23일 서울 영등포구 심팩빌딩에서 만난 최진식 한국중견기업연합회장이 “성장 의욕을 꺾는 ‘규제 페널티’를 제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정부와 기업, 어른들이 청년 일자리가 늘어나도록 룰을 바꾸는 등 더 노력해야 합니다.”
최진식 한국중견기업연합회장(68)은 23일 서울 영등포구 심팩빌딩에서 동아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시행 100일이 넘은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법)이 고용 위축을 야기한다면, 옳은 길인지 점검해 봐야 한다”고 했다. 이어 “성장할수록 규제가 확대되는 ‘성장 페널티’는 없애고, ‘성장 인센티브’를 주는 정책을 추진해 성장 사다리가 정상 작동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중견기업연합회(중견련)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사이의 중견기업을 대표하는 법정 경제단체다. 기업 수는 2024년 기준 6474개로 전체의 1.5% 수준이지만, 매출은 약 1030조 원으로 국내 총매출의 약 15.3%를 차지한다. 고용 인력은 13.9%(175만7000명), 수출은 18.0%를 점유하고 있다. 2022년 회장으로 취임해 5년째 중견련을 이끌고 있는 최 회장은 프레스기계 분야 국내 1위인 심팩의 대표이기도 하다. 한누리투자증권(현 KB증권) 전무 등 투자은행(IB)업계를 거친 최 회장은 2001년 쌍용정공(현 심팩)을 인수한 뒤 경영자의 길을 걷고 있다.
최 회장은 노란봉투법을 거론하며 “노동자만 강조해서는 기업이 추가 고용 기회를 만드는 데 한계가 있다”며 “기업이 원하는 고용의 유연성, 직원이 원하는 고용안전망을 모두 확립할 수 있게 서로 양보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현 노란봉투법 아래서는 기업들이 인력 1명을 채용하는 게 공장 장비를 들여놓는 것만큼 부담스러울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의 관심사 중 하나는 근로소득세다. 그는 “나 역시 최고경영자(CEO)로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대규모 성과급 관련 논란은 남의 일이 아니다”라며 “근로자들이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을 해소하는 데 근로소득세 과세 표준 현실화가 분명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2008년 이후 20년 가까이 연간 근로소득 8800만 원을 고소득자로 묶어둔 기준을 바꾸자는 것이다. 그는 “직장인의 소득세가 줄어들면 실질소득이 늘어나는 효과가 있고 이는 근로 의욕 증진에도 도움이 된다”며 “미래에 대한 희망을 주는 조세 제도가 필요하다”고 했다.
최 회장은 한국 경제가 반도체 호황으로 인한 착시에 빠져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 기업의 성장세에 전통 제조업 비중이 높은 국내 중견기업의 경영 환경이 악화되고 있다고 했다. 그는 “한국이 10년간 축적해 온 노하우를 중국은 스케일을 앞세워 1년 만에 해낸다”며 “철강, 석유화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국내 제조업이 처한 현실을 반영한 종합 개선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중견련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중소기업 가운데 중견기업으로 성장한 곳은 328개였고, 중견기업에서 중소기업으로 후퇴한 곳은 427개로 100여 곳이 많았다. 기업들이 외형 확대를 꺼리는 이른바 ‘피터팬 증후군’이 국내 산업계에 만연한 것이다.
최 회장은 “기업의 성장 의지 자체를 훼손하는 정책 환경 때문”이라며 “중소기업-중견기업-대기업으로 이어지는 성장 사다리가 작동하려면 성장 친화적 정책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했다. 최 회장은 정부를 향해서는 “곧 정부가 내놓을 중견기업 성장촉진 기본 계획에 현장 목소리가 반영되도록 소통을 강화하고, 특히 투자에 인센티브를 주는 등 생산적 금융을 강화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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