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로레알·말보로, 신제품 첫 출시지로 한국 잇달아 선택
“세계 최상위권 편의점 밀도, 빠른 소비자 반응이 이유”
글로벌 브랜드들이 신제품의 첫 출시지로 한국을 선택하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시장 규모만큼이나 빠른 소비자 반응 속도와 촘촘한 유통망이 배경으로 꼽힌다. 뷰티와 식음료는 물론 생활소비재로까지 이 같은 경향이 번지는 모양새다.
스타벅스는 지난 2월 에스프레소에 공기를 주입해 미세한 거품층을 만드는 에어레이팅 방식의 신개념 아이스커피 ‘에어로카노’를 세계 최초로 한국 시장에 선보였다. 글로벌 본격 출시에 앞서 국내 소비자 반응을 먼저 가늠하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앞서 ‘블론드 에스프레소’를 아시아 최초로 국내에 도입한 것과도 같은 맥락이다.
뷰티 업계에서는 기술 개발 단계부터 한국을 파트너로 삼는 방식이 확산되고 있다. 로레알은 올해 4월 한국 바이오테크 기업 나노엔텍과 공동 개발한 피부 분석 솔루션 ‘셀 바이오프린트’를 공개했다. 피부 샘플과 이미지 분석을 통해 피부 상태와 특정 성분 반응 가능성을 파악하고 개인화된 스킨케어 조언을 제공하는 기술이다. 국내 뷰티테크 역량과 빠른 소비자 피드백 문화가 한국을 개발 검증 시장으로 끌어올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담배 업계에서도 같은 흐름이 확인된다. 말보로는 이달 25일 신규 프리미엄 블렌드 라인 ‘말보로 딥 블렌드 11’과 ‘말보로 딥 블렌드 23’을 국내에 세계 최초로 출시했다. 1924년 출사 이후 레드·골드·비스타 등 핵심 라인 중심의 정체성을 이어온 말보로가 새 프리미엄 라인의 첫 무대로 한국을 낙점한 것이다. 제품명의 숫자 11과 23은 소수(Prime Number)에서 착안해 레귤러·캡슐 두 제품의 차별화된 특성을 담았다.
토이 브랜드 젤리캣도 한국을 선공개 시장으로 활용한 사례다. 방탄소년단 뷔, 블랙핑크 지수·제니 등 글로벌 셀럽들이 들고 다니며 국내 인지도를 높인 젤리캣은 지난해 11월 신규 ‘스페이스’ 캐릭터 라인을 서울 성수동에서 전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현장에는 연일 2시간 이상의 대기줄이 이어졌으며, 올해 글로벌 정식 출시됐다. 한국에서의 반응을 먼저 확인한 뒤 전 세계로 확장하는 전략의 전형적인 사례인 셈이다.
글로벌 브랜드들이 한국을 주목하는 배경에는 유통 구조와 디지털 소비 환경이 있다. 한국은 인구 대비 편의점 밀도가 세계 최상위권으로, 전국 단위 소비자 접점을 단기간에 확보하기에 유리하다. 온라인 커머스가 핵심 유통 채널로 자리 잡은 것도 신제품 반응을 빠르게 집계할 수 있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일본·중국·동남아 등 여타 아시아 주요 시장은 규모 면에서는 매력적이지만, 국가마다 규제와 유통 구조, 소비자 특성이 달라 신제품 반응을 한눈에 비교하기 어렵다. 반면 한국은 단일 시장 안에서 다양한 소비자층의 반응을 동시에 확인할 수 있어 글로벌 출시 전략의 출발점으로서 활용 가치가 높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에는 글로벌 출시 전략을 논의할 때 한국이 자연스럽게 첫 검토 대상에 포함되는 경우가 많다”라며 “한국에서 먼저 통해야 글로벌 출시에 자신감이 생긴다는 인식이 브랜드 전략에 반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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