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약금 물고도 남는다”…동탄 아파트 계약해제 3배 ‘급증’

  • 뉴시스(신문)

6월 계약해제 112건…올해 전체의 3분의 1 몰려
삼성 성과급 합의 후 해제 급증…고가 단지 중심 확산
역세권·15억 이상 단지에 집중…청계동 해제율 10.9%

ⓒ뉴시스
삼성전자 노사의 성과급 합의 이후 이른바 ‘반도체 머니’가 경기 화성 동탄 집값을 끌어올리면서, 매수자가 중도금을 지급하기 전에 아파트 매매계약을 해제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부동산 매매에서 계약금 지불 이후 매도자가 계약을 해제하려면 계약금의 두 배를 매수자에게 배상해야 한다. 하지만 단기간에 시세가 큰 폭으로 오르면서 배액배상을 감수하고 계약을 파기하는 사례가 늘어난 것으로 해석된다.

22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5월 동탄 아파트 계약해제 건수는 주당 평균 11건 수준이었지만, 삼성전자 노사의 성과급 합의가 이뤄진 5월27일 이후인 6월 들어 첫째 주 32건, 둘째 주 35건, 셋째 주 45건으로 급증했다.

해제가 발생한 날짜를 기준으로 보면, 6월에만 112건의 계약해제가 발생했다. 올해 전체 계약해제 건수의 약 3분의 1이 최근 3주 동안 집중된 셈이다.

6월에 해제된 계약 112건 가운데 70건(62.5%)은 5월에 체결된 계약이었다. 집값이 본격적으로 오르기 전 낮은 가격에 매도했던 집주인들이, 성과급 합의 이후 시세가 급등하자 계약을 취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같은 기간 동탄 아파트 가격도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동탄구 아파트 매매가격은 6월 들어 첫째 주 0.60%, 둘째 주 1.98%, 셋째 주 2.22% 상승했다. 6월 누적 상승률은 4.87%에 달한다. 시세 상승폭이 배액배상 부담을 웃돌면서 계약해제 유인이 커진 것이다.

실제로 청계동 ‘동탄역시범더샵센트럴시티’ 전용면적 97㎡는 지난 5월23일 17억원(3층)에 거래됐지만, 불과 2주 뒤인 6월6일 같은 면적의 6층 매물이 20억5000만원에 거래되며 3억5000만원 상승했다. 단기간에 계약금(1억7000만원)의 두 배인 3억4000만원 이상으로 실거래가가 뛴 것이다. 현재 해당 면적 매물의 호가는 22억~23억원 선에 형성돼 있다.

특히 6월 발생한 계약해제 121건 가운데 청계동이 37건(30.6%)으로 가장 많았다. 청계동의 5월 계약 해제율은 10.9%로 동탄 평균(6.1%)의 두 배에 육박했다. 청계동은 ‘동탄역한화꿈에그린’, ‘동탄역더샵센트럴시티’, ‘동탄역우남퍼스트빌’ 등 동탄 대표 단지들이 밀집한 동탄역세권 핵심 지역이다.

동탄 전체 계약 해제율은 4월 4.7%에서 5월 6.1%로 한 달 새 1.4%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청계동(7.7%→10.9%), 목동(2.8%→6.3%), 산척동(1.8%→4.9%) 등 주요 역세권 지역의 증가 폭이 컸다.

또한 가격대가 높을수록 계약해제 증가세도 두드러졌다. 성과급 합의 전후 6억원 미만 아파트는 해제율이 1.9배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15억원 이상 고가 단지는 6.6배로 급증했다. 해제된 계약 가운데 10억원 이상 고가 주택이 차지하는 비중도 19%에서 35%로 확대됐다.

업계에서는 최근 가격 상승폭이 가장 컸던 동탄역세권 신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매도자들의 계약 파기가 집중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집주인이 계약금 1억원을 받았더라도 집값이 단기간에 3억~4억원 이상 오르니 배액배상을 하고 계약을 해제하는 게 당연하다”며 “서울 집값이 급등했던 시기에 비슷한 사례가 있었는데 최근에 동탄에서 다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동탄이 규제지역으로 지정되면 거래량 감소와 함께 상승세가 다소 둔화될 수는 있겠지만 가격 자체가 다시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동탄의 가격 급등이 주변 지역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있어 정부의 추가 규제 범위를 둘러싼 고민이 커질 수 있다”고 전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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