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전에도 1500원대…환율 발목 잡는 ‘연준·유가·달러 수요’

  • 뉴스1

“외국인 매수=환율 하락” 공식도 안먹혀…외인 돌아와도 1500원대
전문가 “종전 호재 이미 반영…호르무즈·연준 변수가 관건”

코스피 지수가 장중 최고치를 경신한 후 하락 마감한 지난 19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종가가 나오고 있다.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일 오후 3시 30분 주간종가 대비 0.1원 내린 1527.0원을 기록했다. 2026.6.19 ⓒ 뉴스1
코스피 지수가 장중 최고치를 경신한 후 하락 마감한 지난 19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종가가 나오고 있다.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일 오후 3시 30분 주간종가 대비 0.1원 내린 1527.0원을 기록했다. 2026.6.19 ⓒ 뉴스1
미국과 이란이 종전에 합의하며 중동전쟁이 4개월여 만에 마침표를 찍었지만, 달러·원 환율은 좀처럼 안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증시에서 순매도로 원화 약세를 촉발했던 외국인도 매수세로 돌아섰지만 환율은 여전히 1500원대에서 등락을 거듭하는 모습이다. 시장에서는 종전 호재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기조와 국제유가 불확실성, 지속적인 달러 수요가 원화 약세를 지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시장에서는 종전 효과가 이미 상당 부분 환율에 반영된 만큼 당분간 달러·원 환율이 1500원대에서 등락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달 초 1500원대 초반까지 내려왔던 달러·원 환율은 이후 다시 고점을 높이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지난 1일 1503원대였던 환율은 8~9일 1540원대 중후반까지 치솟았다가 중순께 1510원대로 내려왔지만, 19일 다시 1520원대로 올라서며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급격한 원화 약세를 촉발했던 중동전쟁이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었음에도 환율은 여전히 1500원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19일 외환시장에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매파적 기조에 따른 금리 인상 가능성 확산과 달러 실수요가 맞물려 환율이 장 중 한때 1539원대까지 오르기도 했다.

다만 마감을 앞두고 대규모 달러 매도 물량이 유입되면서 환율이 급락 전환해 전일 대비 소폭 내린 수준에서 거래를 마쳤다. 시장 일각에서는 외환당국의 개입성 물량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추정도 제기된다.

외국인 매수에도 꺾이지 않는 원화 약세…정책 수단도 제한적

최근 외환시장은 시장의 예상과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 증시에서 외국인이 매수로 돌아서면 환율도 안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지만, 실제 흐름은 그렇지 않은 모습이다.

그간 ‘셀 코리아’ 흐름 속에 원화 약세를 촉발했던 외국인은 최근 국내 증시에서 매수세로 무게가 옮겨간 상태다. 그런데도 환율은 오히려 1500원대 중반에서 좀처럼 내려오지 못하고 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연준이 연내 금리 인상을 시사한 가운데 달러 강세 기조를 단기간에 되돌리기 어려운 환경”이라며 “수입업체 결제와 거주자 해외주식투자 환전 수요 등 달러 수요도 꾸준히 늘어나는 점이 원화 약세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그는 “외국인 주식 순매수가 이어지면 커스터디(수탁) 매도가 달러 공급을 촉발하며 수급 쏠림을 방어하는 역할도 한다”고 덧붙였다.

환율은 수입물가·소비자물가에 직결되는 만큼 정부도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다만 국내시장 복귀계좌, 국민연금 외환스와프 등 이미 많은 환율 안정책을 내놓은 정부가 활용할 수 있는 정책 수단은 많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결국 구두개입이나 미세조정 수준의 대응에 머물 수밖에 없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종전 호재는 이미 반영…금융시장서는 “당분간 1500원대 계속”

금융시장에서는 당분간 외환시장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이어지며 1500원대의 높은 환율 수준이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이 강하다.

백석현 신한은행 연구원은 “미-이란 양국의 종전 협정을 앞두고도 불확실성이 계속되고 있어 호르무즈 해협이 정상화될 것이냐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아있다”며 “이에 더해 연준의 매파 전환 가능성이 달러·원 환율의 핵심 변수”라고 했다.

백 연구원은 시장이 종전 기대감을 이미 충분히 반영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외환시장은 미국과 이란의 양해각서(MOU) 합의 호재를 주 초에 다 반영했다”며 “핵 협상은 아직 시작도 안 했고 호르무즈 통항도 완전히 합의된 게 아니어서, 시장은 오히려 협상이 좌초될 위험에 더 주목하는 단계”라고 진단했다.

이란 측이 호르무즈 통행료 면제를 60일로 한정하는 등 세부 조건이 남아있다는 점도 변수로 지목했다. 백 연구원은 “여러 변수들 때문에 환율이 당분간은 쉽게 내리기 힘든 상황”이라며 “이달 초 1503원까지 떨어졌던 레벨로 당분간은 돌아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국제유가가 재고·공급 부족과 생산시설 파괴 등으로 전쟁 전 수준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더해 전쟁 장기화로 커진 연준의 긴축 우려도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김유미 키움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워시 의장의 기자회견이 매파적으로 평가된 성명서와 점도표에 대한 완충 역할을 제공하지 못하면서, 7월 발표될 6월 소비자물가 지표가 확인되기 전까지 달러화는 강보합권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며 “달러·원 환율 역시 1500원대 초반 수준에서 등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한국투자증권은 하반기 평균 환율 전망치를 1440원에서 147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문다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1560원까지 높아졌던 고점과 전쟁 후유증, 7월 유가 레벨과 근원물가 압력이 관건”이라며 연준 금리인상 기대 변화를 주목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다만 하반기 중에는 점차 안정되는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오재영 KB증권 연구원은 “국제유가가 재고 및 공급 부족으로 전쟁 전 수준인 배럴당 67달러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고, 전쟁 장기화로 연준의 긴축 우려도 커져 달러 약세 기대가 완화될 것”이라며 “달러·원은 한동안 1480~1540원 내외에서 등락한 뒤 하반기에 유가 추가 하락 안정화와 함께 1400원대 중반까지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유미 연구원도 “경상수지 흑자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미국 물가 둔화가 확인될 경우 달러·원 환율은 하반기 중 점진적인 하락 흐름을 재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종=뉴스1)

트렌드뉴스

트렌드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오늘의 추천영상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