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플레이션’ 온다… 애플 “메모리값 폭등 못 버텨” 가격인상 예고

  • 동아일보

팀쿡, 칩 공급난에 “100년만의 홍수”
9월 출시 아이폰 18, 200만원 될듯
내달 공개 갤Z 폴더블도 영향 불가피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8일 미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의 애플 본사(애플파크)에서 열린 연례 ‘세계 개발자 콘퍼런스’(WWDC)에 참석해 청중과 함께 박수하고 있다. 오는 9월 퇴임하는 쿡은 이날 마지막으로 WWDC 기조 연설 무대에 섰다. 2026.06.09 쿠퍼티노=AP/뉴시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8일 미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의 애플 본사(애플파크)에서 열린 연례 ‘세계 개발자 콘퍼런스’(WWDC)에 참석해 청중과 함께 박수하고 있다. 오는 9월 퇴임하는 쿡은 이날 마지막으로 WWDC 기조 연설 무대에 섰다. 2026.06.09 쿠퍼티노=AP/뉴시스
애플이 올 하반기(7∼12월) 출시하는 스마트폰 신제품 가격 인상을 예고했다. 기기에 들어가는 메모리 반도체 가격의 급격한 상승 때문이다. 9월에 출시될 아이폰18 가격이 전작보다 18% 뛸 것이란 예측도 나왔다. 애플뿐만 아니라 다른 스마트폰, 가전, PC 제조사들도 더욱 심화되는 메모리 공급난에 줄줄이 가격을 올려 물가 전반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17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인터뷰에서 메모리 칩 가격 급등을 상쇄하기 위해 제품 가격을 인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쿡 CEO는 “안타깝게도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며 “우리는 막대한 (비용) 인상분을 완화하고 고객들이 부담을 덜도록 최선을 다했지만 더 이상은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고 했다. 그는 최근의 부품 가격 인상을 두고 “100년에 한 번 있을 법한 대홍수”라고 평가했다.

쿡 CEO가 어떤 제품 가격을 얼마나 올릴지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올 9월 출시되는 아이폰18 시리즈도 여기에 해당될 것으로 전망된다. WSJ는 최근의 메모리 반도체 가격 인상률과 시장조사기관 테크인사이츠의 분석을 토대로 아이폰18 프로 가격이 아이폰17 프로 대비 약 18% 오른 1299달러(약 200만원)가 될 것으로 예측했다. 핵심 부품인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이 각각 3, 4배 뛴 결과다.

이는 애플이 지난해 아이폰17 시리즈를 냈을 때 가격을 전작 대비 낮추거나 동결했던 것과 대비된다. 당시에는 기본 모델 가격이 국내 기준 4만 원 올랐지만 저장 용량이 두 배로 늘어 사실상 가격이 인하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때문에 업계에선 엄청난 수요를 바탕으로 지금까지 정보기술(IT) 제조업계에서 부품사들에게 ‘갑(甲) 중의 갑’으로 군림하던 애플이 메모리 반도체 기업이라는 ‘슈퍼 을(乙)’을 만나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WSJ는 애플이 과거 부품 공급 업체들을 압박하고 가격 경쟁을 유도했지만, 이번에 AI발 반도체 공급난을 만나며 상황이 바뀌었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는 올해 미국 내 스마트폰과 PC 가격이 15%씩 오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WSJ는 “인기 제품인 아이폰의 가격이 오르는 만큼 워싱턴 정계의 관심을 끌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지나친 메모리 반도체 가격 인상을 억제하기 위해 미국 정치권이 나설 수도 있다는 것이다.

다음 달 폴더블폰 신제품 공개를 앞둔 삼성전자도 비용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미 1분기(1∼3월) 갤럭시S 26 시리즈 출시 당시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갤럭시S 25 시리즈에서는 모든 모델의 가격을 전작과 동일하게 유지한 것과 달리 갤럭시S 26 시리즈는 모델별로 5∼16% 올렸다. 이마저도 기존에 보유한 메모리 재고를 최대한 활용해 원가 상승을 최소화한 결과인 것으로 전해졌다.

2분기(4∼6월)는 메모리 가격 인상이 더 심화된 데다 앞서 확보한 재고마저 떨어져 타격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D램 공급 업체들의 재고가 바닥이 나 가격 결정권이 공급업체에 심하게 쏠린 상황”이라고 전했다. 트렌드포스는 기존에는 3분기(7∼9월) PC용 D램 가격이 전 분기 대비 3∼8% 상승할 것으로 봤지만 최근에는 인상 폭을 8∼13%까지 높여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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