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소 증가 못따라가는 전력망]
영덕 원전 2기 2037, 2038년 준공
기장 SMR은 2035년 완공 목표
환경평가-토지보상 등 관문 남아
한국수력원자력 고리1, 2, 3, 4호기. 2024.5.7 뉴스1
신규 대형 원전 2기와 소형모듈원자로(SMR) 후보지가 정해지면서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등 늘어나는 전력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는 기대가 나온다. 신규 원전 건설에는 속도가 붙고 있지만 송전망 확충은 뒤처지면서, 앞으로는 발전소에서 전력을 생산해도 이를 반도체 공장 등으로 보내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신규 원전 건설 계획은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재검토 대상에 올랐다.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반영된 대형 원전 2기와 SMR 1기의 건설 필요성 등을 재검토했지만, 올 1월 국민 여론조사와 전력 수요 전망 등을 토대로 기존 계획대로 추진하기로 했다.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공장 확대로 전력 소비가 빠르게 늘어나는 상황에서 안정적인 발전소 확보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대형 원전 후보지로 선정된 경북 영덕은 원전 건설이 한 차례 중단됐던 지역이다. 영덕읍 석리·노물리·매정리와 축산면 경정리 일대는 2012년 천지원전 예정 구역으로 지정됐지만 2017년 탈원전 정책에 따라 사업이 중단됐다. 이번 결정으로 14년 만에 같은 지역에서 원전 건설이 다시 시작되는 셈이다.
영덕에 들어설 대형 원전 2기는 각각 설비용량 1.4GW인 한국형 원전 APR1400으로 지어진다. 두 원전의 전체 설비용량은 2.8GW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의 전력 수요와 비슷한 수준이다. 정부는 부산 기장 SMR을 2035년, 영덕 대형 원전 2기를 각각 2037년과 2038년에 준공한다는 목표다. 원전은 경제성을 위해 보통 2기를 함께 짓는다.
24년 만에 신규 원전 후보지를 선정했지만, 실제 착공까지는 넘어야 할 관문이 많다. 지질·지진·해양환경 조사와 환경 영향평가, 방사선 환경영향평가 등을 거쳐 원자력안전위원회 건설 허가를 받아야 한다. 전원개발사업 예정구역 지정과 실시계획 승인도 필요하다.
정부는 이런 상황을 막기 위해 이번에는 지방자치단체가 주민 동의를 확보한 뒤 직접 신청하는 공모 방식을 도입했다. 부지 확정 이후 통상 2, 3년이 걸렸던 주민 설득 절차를 공모 단계로 크게 단축할 수 있게 됐다. 정부는 AI 시대의 전력 수요 증가에 발맞추기 위해 인허가 절차를 최대한 신속히 처리할 방침이다.
문제는 원전에서 생산한 전기를 수요처로 보낼 송전망 확충이 여전히 더디다는 점이다. 원전이 예정대로 준공되더라도 송전선로가 제때 마련되지 않으면 원전에서 생산한 전기를 수도권과 산업단지로 충분히 보내기 어렵다. 발전소와 송전망의 건설 속도 차가 커지면 신규 원전이 전력 공급 안전판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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