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58·사진)이 그룹 핵심 계열사인 이마트와 신세계프라퍼티 대표이사를 맡는다. 정 회장은 13년 만에 그룹 계열사 등기이사에 복귀하게 된다. 책임 경영을 통해 그룹 주요 계열사 실적은 물론이고 논란을 일으킨 스타벅스 문제까지 책임지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신세계그룹은 8일 정 회장을 이마트 각자대표 및 신세계프라퍼티 각자대표로 내정했다고 밝혔다. 신세계프라퍼티는 조만간 이사회를 열어 정 회장을 등기이사로 추천하고 주주총회를 거쳐 등기이사로 선임할 계획이다. 이마트는 올해 하반기(7∼12월) 중 정기 임원 인사에서 정 회장을 대표이사로 내정하고, 내년 주총 승인을 거쳐 최종 선임할 예정이다. 정 회장은 “회사 경영에 대해 명확한 책임을 지라는 시장의 요구를 엄중하게 받아들인다”며 “앞으로 대표이사로서 이사회와 주주의 평가를 받겠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2013년 신세계와 이마트의 등기이사에서 물러난 뒤 현재까지 미등기 임원으로 남아 있었다. 신세계 측은 이번 결정이 “당면한 현안을 신속히 해결하고 그룹의 미래 성장을 진두지휘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등기이사는 회사 경영 전면에 나서 법적 책임을 포함한 모든 의사결정을 책임져야 한다.
이번 등기이사 복귀에는 최근 부적절한 마케팅으로 논란을 일으킨 스타벅스 사태 해결을 위해 정 회장이 직접 뛰겠다는 메시지도 담겼다. 이마트는 스타벅스 운영사인 SCK컴퍼니(스타벅스코리아)의 지분 67.5%를 보유한 모회사다. 이마트 대표이사는 스타벅스코리아 이사회 구성과 회사 운영에 책임을 진다. 정 회장이 이마트 대표이사를 맡는 만큼 스타벅스를 보다 확실히 챙기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는 해석이 나온다. 신세계 측은 “정 회장이 공언한 스타벅스코리아와 신세계그룹의 쇄신을 한층 적극적으로 챙기겠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정 회장이 각자대표를 맡는 신세계프라퍼티도 그룹의 미래 성장 축으로 꼽히는 회사다. 스타필드 하남, 고양, 수원 등에 이어 스타필드 청라 등 대형 복합쇼핑몰 개발·운영을 맡고 있다. 최근 신세계프라퍼티는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사업의 실무 주체로도 떠올랐다. 신세계그룹은 올해 3월 미국 리플렉션AI와 업무협약(MOU)을 맺고 AI 데이터센터 건립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신세계프라퍼티는 이 사업에서 부지 확보 등 실무 과정을 주관한다. 정 회장이 대표를 맡으며 AI 데이터센터 사업의 구상과 실행을 모두 책임지는 자리에 서게 됐다.
정 회장이 이마트와 신세계프라퍼티 대표이사가 되면 이사회 멤버로 참여하는 그룹 내 계열사는 3곳이 된다. 정 회장은 지난해 신세계그룹과 알리바바인터내셔널이 합작한 AG글로벌홀딩스의 초대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돼 지마켓 경쟁력 회복을 이끌고 있다. 여기에 이마트와 신세계프라퍼티 대표를 맡으며 유통, 이커머스, 복합쇼핑몰, AI 인프라 등 그룹 핵심 사업 전반에 대한 책임 범위가 넓어지게 됐다.
신세계프라퍼티는 정 회장과 함께 회사를 이끌 전문경영인 각자대표로 이형천 전 개발본부장(57)을 내정했다. 스타벅스코리아는 신동우 신세계프라퍼티 지원본부장(51)을 새 각자대표로 선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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