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송 “한국성장 강력, 통화조정 장애물 적어”… 금리인상 또 시사

  • 동아일보

‘BOK 국제 콘퍼런스’서 밝혀
“반도체 수출 중심 경제 성장세 커, 물가상승에 더 효과적 대응 여지”
5월 금통위 이어 긴축정책 힘 실어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1일 서울 중구 한은에서 열린 ‘2026 BOK 국제 콘퍼런스’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1일 서울 중구 한은에서 열린 ‘2026 BOK 국제 콘퍼런스’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는 1일 “인플레이션(물가 상승)과 관련해서 한국의 통화정책을 조정하는 데 장애물이 적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물가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데 어려움이 적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지난달 28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이르면 7월 기준금리 인상’을 공식화한 데 이어 재차 기준금리 인상을 시사한 셈이다. 이날 신 총재가 참석한 한은의 ‘BOK 국제 콘퍼런스’에서는 경기 부양을 위한 기준금리 인하가 장기적으로 경기 침체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논문이 발표되는 등 통화 긴축 정책에 힘을 싣는 메시지가 나왔다.

● “성장 강력해 딜레마 적어”

신 총재는 이날 이자벨 슈나벨 유럽중앙은행(ECB) 이사와 진행한 대담에서 “한국의 성장은 굉장히 강력하다”며 “경제가 강력할 때는 고려해야 할 딜레마가 적어진다”고 말했다.

성장률이 낮으면 경기가 침체할 위험 때문에 금리를 올리기 어렵지만, 지금은 성장률이 높아 금리를 올려도 어려움이 적다는 얘기다. 신 총재는 반도체 수출 등을 중심으로 한 한국 경제의 성장세가 높다는 점을 짚으며 “조금 더 많은 운신의 폭을 갖고 통화정책을 운용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실제 한국의 1분기(1∼3월)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년 동기 대비 3.6% 증가했고,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12.3% 늘어났다.

신 총재는 “한국의 반도체 수출 호조가 (중동 전쟁에 따른) 에너지 가격 상승 효과를 상쇄한 것”이라며 “이러한 점에서 한국의 성장 여건은 유로 지역과 상당히 다르다”고 설명했다.

한은 금통위는 지난달 28일 통화정책 방향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2.5%로 동결했다. 그 대신 금통위원 2명이 ‘이번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높여야 한다’는 소수 의견을 내기도 했다. 금통위 결정문에는 “물가 상승 압력의 확대 정도 등을 점검하며 기준금리 인상 시기를 결정하겠다”고 인상 방침이 명시됐다.

신 총재의 매파적 발언이 주목받으면서 이날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5.9bp(1bp는 0.01%포인트) 오른 연 3.79%에 장을 마쳤다.

● “기준금리 인하, 중장기 경기 침체”

이날 콘퍼런스에서 국제기구 당국자들은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등으로 대출 문턱이 낮아지면 중장기적으로 경기 흐름과 침체 위험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금리 인하가 경기를 부양한다는 전통적 경제 논리와는 다른 주장이다.

토비아스 아드리안 국제통화기금(IMF) 금융자문관 겸 통화자본시장국장은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낮추면 금융기관의 위험 관리 수준이 낮아진다고 지적했다. 금융기관이 쉽게 대출을 내주게 되면서 금융 불안정이 커질 수 있다는 뜻이다. 금융 불안정이 커지면 2008년 금융위기처럼 소비, 생산 등 실물 경제로 번지며 장기적으로는 경제 침체로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아드리안 국장은 “(저금리 국면에서) GDP 성장이 낮아질 위험이 더 크다”며 주요국 중앙은행이 이를 고려해 통화정책을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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