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9월 전남 여수는 세계의 섬이 모이는 무대가 된다. ‘2026 여수세계섬박람회(9월 5일∼11월 4일, 61일간)’ 개막이 219일 앞으로 다가왔다. 2개 국제기구와 19개국이 이미 참가를 확정했고 전 세계 관람객 300만 명 유입이 목표다. 현장에서 만난 공동조직위원장(김영록 전남도지사, 정기명 여수시장, 박수관 ㈜YC TEC 회장)은 “이것은 단순한 행사가 아니라 섬의 가치를 전 세계에 알리는 역사적 전환점”이라고 입을 모았다.
세계 최초, 섬을 주제로 한 국제 플랫폼 구축
왜 지금 ‘섬’인가. 박수관 조직위원장은 “전 세계 195개국 중 절반 이상이 섬을 보유하고 있지만 섬의 가치와 문제를 함께 논의할 국제 플랫폼이 없었다”며 “기후 위기 시대에 해수면 상승의 최전선에 있는 섬들의 문제는 더 이상 일부 국가의 일이 아닌 우리 모두의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번 박람회는 ‘섬, 바다와 미래를 잇다’를 주제로 열린다. 섬이 지구의 문제를 가장 먼저 겪는 곳이지만 동시에 기후 위기 대응의 혁신적 솔루션을 시도하는 곳이라는 의미다. 재생에너지 자립, 블루카본 복원, 친환경 순환 경제 같은 미래형 모델이 섬에서 먼저 검증되고 있다. 여수는 폐막 시점에 참가국들과 함께 ‘UN 섬의 날 제정’을 공식 건의하고 향후 ‘여수 섬포럼’을 국제적인 섬 발전 플랫폼으로 정착시킬 계획이다.
왜 여수인가, ‘365개의 섬’으로 말한다
정기명 공동위원장(여수시장)은 “섬이 많다는 이유만으로 여수가 개최지로 선택된 게 아니다. 여수의 섬은 구경하고 돌아오는 곳을 넘어 직접 걸어보고 머물며 느낌을 나누는 삶의 공간이다”라고 강조한다.
여수시는 오래전부터 섬을 도시의 정체성으로 키워왔다. ‘365아일랜드’ ‘섬섬여수’ 같은 정책을 통해 섬에 투자하고 정주 여건을 개선해온 경험이 이번 박람회 준비로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있다. ‘2012 여수세계박람회’의 성공 경험도 탄탄한 기반이 됐다. 지난해 11월 기준 4년 연속 100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여수를 다녀갔고 한 해 1300건 이상의 마이스 행사가 치러질 만큼 교통과 숙박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여수는 섬을 개발의 대상으로만 보지 않는다”는 정기명 공동위원장의 말에는 우리가 지켜야 할 가치이자 앞으로 더 키워가야 할 미래 성장의 가능성으로 섬을 바라보고 있는 여수의 철학이 담겨 있다.
첨단 기술과 자연 체험이 어우러진 입체적 축제
이번 섬박람회는 전시 위주의 여느 박람회와는 다르다. 돌산 주행사장, 금오도, 개도, 여수세계박람회장 등 네 곳에서 동시에 진행되는 구조가 그렇다. 돌산 진모지구 주행사장(5만5000평)에는 8개 전시관이 들어선다.
먼저 섬박람회의 랜드마크인 주제관이 눈에 띈다. 40mX40mX높이 20m의 거대한 멀티미디어 사면체로 낮에는 자연광에 반응하고 밤에는 빛으로 변신한다. 내부에는 ‘섬, 지구의 심장’을 보여주는 5분짜리 주제 영상과 함께 세계 섬의 문화를 담은 AI 영상 공모작들이 상영된다.
돌산 주행사장의 핵심인 주제관은 3개 존으로 구성되며 낮부터 밤까지 미디어아트와 LED 기술을 접목해 섬의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준다. 섬미래관에서는 하늘을 나는 택시 AAM(첨단 항공 모빌리티)을 체험하고 지속가능한 섬의 미래 모습을 볼 수 있다. 섬해양생태관에서는 블루카본 복원 기술, 해양 생태 복원 사례를 통해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우리의 실천을 강조하며 관람객에게 감동을 선사할 예정이다.
정기명 공동위원장은 “최첨단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섬을 쉽고 재미있게 만날 수 있다. 관람객이 ‘아, 섬에 이런 의미가 있구나’ 하고 자연스럽게 이해하는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금오도와 개도에 가면 분위기가 확연히 달라진다.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에 선정된 금오도 비렁길 18.5㎞를 직접 걸으며 남해의 절경을 만끽하고, 개도의 섬 캠핑장에서 카약과 갯벌 체험을 즐긴다. 특이한 것은 섬 주민들이 직접 마을 해설사로 나서 자신의 일상과 문화를 생생하게 소개한다는 점이다.
여수항에 위치한 여수세계박람회장에서는 시야가 세계로 확대된다. ‘세계 섬 도시대회’와 ‘국제 섬 포럼’이 열려 전 세계 섬 보유국들이 여수에서 미래를 함께 이야기하는 국제 플랫폼이 될 것이다.
‘시민이 주인인 박람회’로 지속가능한 섬 경제 구축
이번 박람회의 또 다른 특징은 시민 참여다. 주행사장 메인 무대에서는 지역 어린이 합창단, 풍물단체 등이 두 달간 공연을 펼치고 부행사장인 금오도와 개도에서는 섬 주민들과 어우러져 섬의 생생한 삶을 체험할 수 있다. 지난해 11월 ‘섬박람회 시민 참여주간’에서는 흥국상가 상인회의 SNS 챌린지, 여수농협 로컬푸드 특별 할인, 금오도 비렁길 책방 운영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시민들이 직접 운영하면서 섬박람회 붐업을 이끌었다.
여수시는 도서 지역 숙박시설과 음식점을 대상으로 ‘섬 1박3식’ 및 ‘섬 힐링밥상 인증’ 사업을 추진해 섬을 찾는 방문객에게 숙박과 음식을 결합한 체류형 관광 콘텐츠를 제공하고 섬 주민들의 지속가능한 경제활동이 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조직위는 대형 국제 행사가 자칫 전시 중심의 일회성 이벤트로 끝나기 쉬운 측면을 고려해 처음부터 ‘시민이 주인인 박람회’를 목표로 삼았다고 강조한다. 이런 구조는 박람회 이후에도 중요한 자산이 된다. 주민 참여형 관광 모델이 정착되면 섬 주민에게는 새로운 소득원이 되고 여수시에는 지속가능한 관광자원이 생기기 때문이다.
순조로운 준비… “원팀 체제로 빈틈없이 관리 중”
지난 13일 전남도청에서 김영록 공동위원장(전남도지사) 주재로 열린 ‘2026 여수세계섬박람회 추진 상황 보고’에서 전남도·여수시·여수세계섬박람회조직위가 박람회 성공을 위해 ‘원팀 체제’를 가동하기로 했다. 전시, 행사, 안전, 교통 등 분야별로 협업을 강화하고 현장 대응력을 높이는 체계를 구축한 것이다.
주행사장 기반 시설 조성은 현재 40%대 공정률을 보이고 있으며 오는 7월까지 주요 시설 완공 후 8월 시범 운영을 거쳐 9월부터 정식 운영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전시 콘텐츠도 4월까지 확정하고 5월부터 설치와 리허설을 진행한다.
관람객 편의와 안전을 위해 주행사장 주변에 8000대 규모의 임시 주차장을 확보하고 행사장을 잇는 12개 노선의 셔틀버스를 주중 30대, 주말 최대 60대 운영할 계획이다. 일평균 교통량이 현재 약 1만3600대에서 2만2700대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지만 철저한 동선 관리로 혼잡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관광 인프라 전면 업그레이드… 지역 경제에 기회
박람회가 끝난 후도 중요하다. 주제관은 철거하지 않고 섬박람회 유산으로 재탄생돼 해양관광 랜드마크가 될 것이다. 금오도와 개도의 체험 인프라는 그대로 섬 관광 자산으로 남는다.
이번 박람회는 약 300만 명의 관람객 유입과 7000억 원 이상의 경제 파급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특히 민박, 식당, 특산물 판매, 체험 프로그램 운영 등을 통한 섬 주민들의 소득 증가가 기대되며 이는 섬 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예상된다.
여수의 365개 섬은 이제 단순한 지역 자산이 아니다. 올해 9월부터 11월까지 61일간 세계가 주목하는 미래 비전의 무대가 된다. 전남도 차원에서 원팀 체제를 주도하는 김영록 전남도지사, 시민의 참여와 운영을 주도하는 정기명 여수시장, 세계 최초의 의미를 강조하는 박수관 YC TEC 회장까지 3명의 공동조직위원장이 힘을 합쳐 조화로운 팀워크를 펼치며 섬박람회는 더 이상 여수만의 행사가 아닌 국제적 미래 성장 플랫폼의 출발점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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