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재무도 나선 고환율]
돈 풀려 환율상승 주장엔 “사실 아냐”
한은, 금리 전망에 ‘인하 가능성’ 삭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15일 통화정책방향 회의 직후 “(환율이 올라가도) 현재 우리나라의 대외 자산이 많기 때문에 과거의 금융위기와는 다른 상황”이라고 말했다. 멈추지 않는 원-달러 환율 상승(원화 가치 하락)으로 일각에서 금융위기를 우려하자 이를 일축한 것이다. 다만 중앙은행 수장이 금융위기라는 단어까지 언급하며 자세히 설명한 데 대해 그만큼 국내 경제 여건이 녹록지 않은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이 총재는 이날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연 2.50%로 동결한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답했다. 그는 “환율이 올라가면 서민들이나 내수 기업은 어려움이 있을 것이지만 그래도 (현재는) 과거의 금융위기와는 다르다”며 “외화부채가 많아서 그걸 못 갚으면 기업이 부도가 나던 과거와 달리 현재는 우리가 대외 자산이 많고 우리나라에 달러가 풍부하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기준금리를 동결한 배경으로 “환율이 중요 이유였다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금리 정책은 환율을 보고 (금리를 결정)하지 않는다. 환율이 물가에 주는 영향을 보고 한다. 종합적으로 보고 판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한은은 금리 결정 이유와 방향을 보여주는 통화정책방향문에서 ‘인하 가능성’이라는 문구를 삭제했다. 금리를 낮추면 원화 가치가 더 떨어져 환율이 오를 가능성을 우려한 결정으로 보인다. 한은이 금리 인하 사이클 종료를 시사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중에 돈이 많이 풀려 환율이 상승했다는 주장에는 “사실이 아니고 당황스럽다”며 “4분의 3 정도는 달러 강세와 엔화 약세, 베네수엘라 사태 등 지정학적 리스크 때문이다. 달러와 무관하게 원화만 약세를 보였던 지난해 12월과는 질적으로 차이가 있다”고 반박했다.
최미송 기자 cms@donga.com
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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