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현장]‘피지컬 AI’ 경쟁 본격화… 스타워즈 로봇까지 완벽 구현

  • 동아경제
  • 입력 2026년 1월 8일 04시 56분


보스턴다이내믹스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 정진수 기자
보스턴다이내믹스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 정진수 기자
휴머노이드 로봇이 마침내 이름값하기 시작했다. 초창기에는 팔다리를 움직이는 것만으로도 놀라움을 안겼지만, 이제 피아노를 연주하고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모습은 더 이상 낯선 장면이 아니다.

오늘날 휴머노이드 로봇은 제법 사람처럼 행동한다. 빨래를 개거나 물건을 분류하는 단순 작업은 물론, 주변 환경을 인식해 스스로 판단하고 움직이는 수준까지 이르렀다.

6일(현지시간) 공식 개막한 CES는 ‘피지컬 인공지능(이하 AI) 기술’을 품은 고도화된 로봇의 현주소를 파악할 수 있는 무대였다. 이번에 출품된 로봇들은 더 이상 전시용 시연물이 아닌, 일상과 노동을 직접 보조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역할을 모습을 연출했다.

피지컬 AI는 휴머노이드 로봇을 완성하는 핵심 기술이다. AI가 로봇이나 자율주행처럼 실제 물리적 세계에서 센서를 통해 환경을 인식하고, 자체적으로 판단해 행동까지 연결한다.

2년 만에 CES에 참가한 현대자동차그룹도 피지컬 AI 분야를 선도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복귀 무대에 미국 자회사 보스턴다이내믹스가 한창 개발 중인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전면에 내세우며 기선제압에 나섰다.

170cm의 성인 체격을 갖춘 아틀라스는 약 5분 간 짧은 시연에서 다양한 동작을 취했다. 관절을 360도 회전하거나 물건을 쥐는 시늉을 하며 인간 행동과 유사한 움직임을 보였다. 손에는 촉각 센서를 탑재해 물체를 감지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56개 자유도는 로봇 몸체 회전을 돕는다. 여기에 최대 50kg를 들 수 있고, 2.3m 높이까지 팔을 뻗는 것도 가능하다고 한다. 자재 취급부터 정밀 조립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학습 능력도 지녔다. 아틀라스는 오는 2028년 현대자동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를 포함한 생산 거점에 본격 투입된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5일(현지시간) 폰테인블루 호텔에서 진행된 CES 2026 언론 공개행사에 참석해 스타워즈 로봇 bdx 드로이드를 소개하고 있다. 정진수 기자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5일(현지시간) 폰테인블루 호텔에서 진행된 CES 2026 언론 공개행사에 참석해 스타워즈 로봇 bdx 드로이드를 소개하고 있다. 정진수 기자  

올해 CES에서 라스베이거스 폰테인블루 호텔에 근거지를 마련한 엔비디아는 영화 스타워즈에 등장한 이족보행 로봇 ‘bdx 드로이드’ 두 대를 언론 공개 행사에 올렸다. 현장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점프”를 외치자 두 로봇은 즉각 해당 동작을 수행하며 관람객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실제 세계와 상호작용하는 AI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학습 및 추론, 시뮬레이션용 등이 결합돼야 한다”며 “이를 위해 엔비디아는 디지털 트윈 플랫폼 옴니버스와 세계를 이해하는 기반 모델 코스모스를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엔비디아가 피지컬 AI를 활용하기 위해 개발한 코스모스는 현실 세계의 물리 법칙을 그대로 반영하도록 설계됐다. 덕분에 실제처럼 움직이고 충돌하며 반응하는 수많은 상황을 미리 경험하면서 현실에서도 자연스럽게 행동할 수 있게 만든다.

LG전자도 실생활에서 당장 사용 가능한 로봇 ‘클로이드’를 선보였다. 클로이드는 냉장고에서 사용자가 원하는 우유를 꺼내 탁자에 놓아주고, 오븐을 예열한 뒤 베이킹을 진행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바구니에서 수건을 꺼내 접는 모습도 연출했다. LG전자 관계자는 “클로이드를 통해 단순한 AI 비서를 넘어서서 스스로 가전을 조율하고 상황을 인식해 일상 생활을 효율적으로 만들어주는 ‘행동하는 AI’ 비전을 구체화할 것”이라며 “가정에 특화된 클로이드뿐 아니라 차량, 직장, 상점 등 다양한 공간에서 이같은 경험이 모두 연결될 수 있도록 새로운 솔루션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NEURA 로보틱스 3세대 휴머노이드 로봇 4NE1이 옷가지를 정리하고 있다. 정진수 기자
NEURA 로보틱스 3세대 휴머노이드 로봇 4NE1이 옷가지를 정리하고 있다. 정진수 기자

독일 로봇 기업 NEURA 로보틱스는 CES 2026에서 3세대 휴머노이드 로봇 ‘4NE1(포니)’을 공개했다. 이번에 선보인 4NE1은 포르쉐 디자인 스튜디오 ‘스튜디오 F.A. 포르쉐’와 협업해 새롭게 설계된 플랫폼이다. 산업 현장과 가정 환경을 아우르는 범용 휴머노이드를 목표로 개발됐다.

NEURA 로보틱스는 전시 현장에서 4NE1이 산업용 작업과 가사 보조 작업을 모두 수행하는 모습을 시연하며 사람과 공간을 공유하는 환경에서도 활용 가능한 휴머노이드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번 시연의 핵심은 로봇 운영체제인 ‘뉴라버스’에 있다. 뉴라버스는 로봇들이 학습한 기술과 작업 노하우를 실시간으로 로봇 군 전체에 공유할 수 있도록 설계된 운영체제로, 다수의 로봇을 동시에 고도화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기술적으로 3세대 4NE1은 고토크 관절을 적용해 최대 100kg까지 들어 올릴 수 있다.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주변 접근을 감지하는 특허 인공 피부를 탑재했다. 또한 엔비디아 휴머노이드 전용 AI 플랫폼 ‘아이작 GR00T’를 기반으로 구동된다.
엑스휴머노이드가 부품을 선별하고 있다. 정진수 기자
엑스휴머노이드가 부품을 선별하고 있다. 정진수 기자

이밖에 중국 정부가 지원하는 엑스휴머노이드는 6종의 휴머노이드 로봇을 내놨다.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 센트럴에 자리잡은 한 로봇은 무예 동작을 취하고 있었고, 옆에서 다른 로봇은 색깔 별로 부품을 선별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었다. 이번에 CES 처음 참가한 중국업체 DYNA도 티셔츠나 수건을 정리하는 로봇을 시연하며 자체 기술력을 뽐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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