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3년 시작된 연구개발 학술대회, 축적 논문 1만8500건 돌파
연구 아이디어에서 탄생한 실차 기술, R&D 문화의 상징
정의선 회장 “글로벌 선도하는 기술 기업 되자”
신임 만프레드 하러 사장, 소프트웨어 체질 혁신 이끈다
현대자동차그룹이 30여 년에 걸쳐 쌓아온 연구개발(R&D) 성과를 공개하며, 미래 모빌리티 산업을 선도하는 소프트웨어 중심 기업으로의 전환 의지를 분명히 했다.
지난 24일 현대차그룹의 공식 미디어 채널인 HMG저널은 콘텐츠 ‘현대자동차그룹 학술대회, 아이디어가 현실이 되는 여정’을 통해 1993년부터 이어진 연구개발의 변화를 조명했다. 현재 ‘HMG 테크 서밋’으로 발전한 이 학술대회는 연구원 간 지식과 아이디어가 자유롭게 오가는 장으로, 지금까지 약 1만8500편의 논문이 발표됐다.
이 연구 결과는 파워트레인(동력전달계), 섀시(차체 골격), 전동화, 자율주행 등 전기차 시대를 이끄는 핵심 분야 전반을 아우른다. 내연기관차에서 하이브리드(HEV), 전기차(EV), 주행거리연장형 전기차(EREV)에 이르기까지 축적된 기술은 현대차그룹의 미래 모빌리티 경쟁력의 기반이 되고 있다.
연구대회에서 비롯된 아이디어가 실제 제품으로 이어진 사례도 많다. 2002년 대상 논문인 ‘LPI MONO FUEL 차량 개발’은 2003년 세계 최초 LPi 엔진 상용화로 이어졌으며, 이는 국내 LPG 차량 보급의 출발점이 됐다. 또한 2015년 최우수작 ‘HEV 6DCT 기어액추에이터의 충격소음 저감’ 연구는 10년에 걸친 개발 끝에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 ‘TMED2’로 구현되어 2025년 출시 예정인 2세대 팰리세이드에 적용된다.
이 같은 연구 행보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강조해온 ‘기술 중심 글로벌 브랜드’로의 도약 기조와도 맞닿아 있다. 연구원들의 아이디어를 적극 뒷받침하며, 장기간 축적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미래 기술로 연결하는 R&D 조직문화가 이를 보여준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소프트웨어 정의 차량(SDV, Software Defined Vehicle) 기술 확보를 위해 조직 리더십도 새롭게 개편했다. 지난 18일, 그룹은 신임 R&D 총괄본부장으로 만프레드 하러(M. Haller) 사장을 선임했다. 그는 포르쉐와 애플 등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차량 소프트웨어 플랫폼과 R&D 프로세스 혁신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30년간의 R&D 역사는 단순한 기술 축적이 아니라, 그룹이 추구하는 혁신 DNA를 보여주는 증거다. 앞으로도 지속적인 투자와 SW 중심 혁신을 통해 새로운 고객 경험을 만들어갈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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