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우려에 지갑 닫는다…소비자심리지수 계엄후 최대폭 하락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12월 24일 14시 22분


외환당국의 강력한 구두 개입으로 환율이 1460원대로 급락한 24일 오전 서울 시내의 환전소 전광판에 환율 등 정보가 나오고 있다. 이날 환율은 전날보다 1.3원 오른 1484.9원으로 개장한 후 외환당국의 구두개입에 힘입어 20원 급락한 1460원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2025.12.24 뉴스1
외환당국의 강력한 구두 개입으로 환율이 1460원대로 급락한 24일 오전 서울 시내의 환전소 전광판에 환율 등 정보가 나오고 있다. 이날 환율은 전날보다 1.3원 오른 1484.9원으로 개장한 후 외환당국의 구두개입에 힘입어 20원 급락한 1460원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2025.12.24 뉴스1
원-달러 환율 상승(원화 가치는 하락)으로 고물가 우려가 커지자 소비자 심리가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사태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악화했다.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는 정부의 강력한 규제에도 반등했다.

한국은행이 24일 발표한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12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9.9로 11월(112.4)보다 2.5포인트 하락했다. 11월에 2.6포인트 올랐던 지수가 한 달 만에 다시 하락세로 돌아선 것이다. 비상계엄이 있던 지난해 12월(―12.3포인트) 이후 최대 낙폭이다. 비상계엄이라는 특수 상황을 빼면 지난해 8월(―2.9포인트) 이후 가장 많이 떨어진 셈이다. CCSI가 100보다 높으면 장기 평균(2003∼2024년)과 비교해 소비자들의 소비 심리가 상대적으로 낙관적, 100을 밑돌면 소비 심리가 비관적이라는 뜻이다.

CCSI를 구성하는 6개 지수 가운데 5개가 11월보다 하락했다. 현재경기판단 부문이 7포인트 하락한 89로 낙폭이 가장 컸다. 6개월 후 경기 전망을 의미하는 향후경기전망 부문은 6포인트 낮은 96을 나타내며 장기 평균을 밑돌았다. 가계수입전망(103)과 생활형편전망(100), 현재생활형편(95)은 각각 1포인트 하락했다. 소비지출전망(110)은 변화가 없었다.

이혜영 한은 경제심리조사팀장은 “모니터링 결과 소비자들이 환율이 오르는 것을 우려했고, 이것은 향후경기전망지수가 하락한 것에 반영됐다”며 “현재경기판단 지수 하락에는 농축수산물·석유류 등 생활 밀접 품목의 가격 상승 폭 확대 영향이 컸다”고 말했다.

주택가격전망지수(121)는 전달 대비 2포인트 올랐다. 1년 뒤 집값 상승을 예상하는 소비자의 비중이 늘었다는 뜻이다. 정부의 10·15 대책이 나온 뒤 11월(119)에는 해당 지수가 3포인트 내렸지만 한 달 만에 반등했다. 정부의 부동산 대책에도 서울과 수도권 집값 상승세가 지속된 탓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주택산업연구원도 내년 서울 집값은 4.2%, 수도권은 2.5% 오를 것이라는 전망을 최근 내놨다. 이 팀장은 “부동산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심리가 여전히 크다”며 “정부 대책의 효과를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금리수준 전망은 11월보다 4포인트 오른 102를 나타냈다. 최근 한은의 금리인하 종료 가능성이 제기된 영향으로 파악된다. 향후 1년간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6%로 11월과 동일했다.
#원-달러 환율#소비자심리지수#고물가 우려#경기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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