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10월 금통위 ‘동결’ 전망 우세…밀리는 인하 기대

  • 뉴시스(신문)

10월 금통위 전문가 폴
부동산·환율 불안에 2.50% 금리 동결 전망 대세
11월 인하 전망 속 환율·부동산 불안시 내년으로 밀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8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25.08.28. [서울=뉴시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8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25.08.28. [서울=뉴시스]
한국은행의 10월 통화정책방향 회의가 닷새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금융시장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10월에도 한은이 집값과 환율 불안에 금리를 움직이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11월 인하에 무게 추가 쏠린 가운데 금리 인하가 내년으로 미뤄질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뉴시스가 18일 국내 시장 전문가 12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응답자 전원이 이달 23일 열리는 한은 금융통화위원회 통방회의에서 기준금리를 2.5%로 묶을 것이라고 대답했다. 특히 12명 중 8명은 만장일치 동결을 예상했다.

◆집값·환율 불안…전문가 전원 10월 동결 전망

미국이 통화 완화에 나선데 다 소비자물가가 2% 내외로 낮아지며 인하 부담을 덜었다. 이런 가운데 건설 경기 부진과 글로벌 통상 여건 악화에 경기 하방 우려가 커졌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한은이 선제 조건으로 제시한 부동산 불안에 더해 환율까지 1400원대로 치솟으면서 한은이 10월 인하를 선택하기는 쉽지 않다고 봤다.

정부의 추가경정예산 효과에 반도체 수출이 예상보다 호조세를 보이며 경기를 지탱하고 있다는 점도 시간을 벌었다는 의견도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달 서울대 특강에서 “인하를 한두 달 미뤄도 경기를 잡는 데 큰 영향이 없지만 인하 시그널로 서울 집값이 오르면 더 큰 고생을 한다”고 언급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 등 부동산 시장 불안과 금융안정에 대한 우려를 감안해 동결을 예상한다”면서 “여전히 높은 경기 하방 위험에 대비한 통화완화 기조는 지속되겠으나 부동산 우려로 대표되는 금리 동결 요인이 우세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집값 증가 추세는 이같은 우려를 뒷받침한다.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10월 둘째 주(13일 기준) 서울의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은 9월 다섯째 주 2주간 누계로 0.54% 뛰었다. 전국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도 0.14%로 전주(0.06%)보다 올랐다.

6·27 부동산 대책에 이어 9·7 대책을 내놨지만, 한은은 과거 대책에 비해 집값 상승 억제 효과가 약하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정부가 이번주 10·15 부동산 대책을 내놔 엇박자를 내놓기도 어려울 뿐더러 효과를 확인할 시간도 필요하다.

민지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10·15 발표로 강력한 대출 규제가 동반되면서 집값 상승세가 단기적으로 완화될 것”이라며 “성장 하방 요인인 무역정책 불확실성이 장기화되고 있고 한·미 관세 협상 교착 및 수출 둔화 우려가 상존하는 점 감안해 11월에 금리를 낮출 것”이라고 했다.

고환율도 골칫거리로 등장했다. 한·미 통상 과정에서 미국의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요구에 원·달러는 최근 1420원대로 올라섰다. 미국의 대미 투자와 통화스와프 협상 과정에서 한동안 높은 변동성을 보일 것으로 보인다.

백윤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펀더멘탈 측면에서는 여전히 한은의 추가적인 금리인하가 필요한 상황”이라면서 “하지만 가계부채와 환율 등 금융안정 리스크 대응에 쏠려 있는 금통위의 통화정책 스탠스를 고려하면 추가 인하에 대한 신중함이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11월 인하 가능성을 남겨뒀지만, 추가 인하 시점이 지연되거나 무산될 수도 있다”며 “서울지역 주간 아파트매매 가격지수 0.2%와 환율 1400원이 주요 기준선으로 두 항목을 모두 하회해야 추가 인하의 기본 요건이 충족될 것”이라고 봤다.

전문가 10명 중 4명은 금통위원 1명 내외가 인하 의견을 낼 것으로 예상했다. 금통위원 중 대표적인 비둘기파로 분류되는 신성환 위원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5월까지 6회 연속 금리 인하 의견을 제시했었다. 7월에는 동결 의견을 냈다가 8월에는 다시 인하 의견을 냈었다.

◆11월 인하 전망 우세…금융 불안 지속시 내년 인하

다음 금리 인하 시기로는 12명 중 9명이 11월을 꼽았다. 다만 전문가 다수는 부동산과 환율 불안이 진정되야 한다는 전제를 달았다. 그렇지 않을 경우 내년으로 인하 시점이 밀릴 것으로 봤다. 내년 인하를 예상한 3명 중 2명은 1분기 인하를, 1명은 하반기 인하를 예상했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한은의 추가 금리 인하 시점을 내년 2월로 전망했다. 그는 “정부의 강한 부동산 정책 규제 강도를 고려해 한은은 정책 공조 차원에서 10월 동결을 예상한다”며 “추가 인하 시기에 대해서는 더뎌질 것을 시사할 것”이라고 했다.

최지욱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금융안정을 주로 고려할 때 금리인하 시점은 내년 7월로 미뤄질 것”이라며 “금융안정, 성장 및 물가 모든 측면에서 내년 2~3분기경 금리인하 여건이 조성된 후 신임 총재 때 금리인하를 단행하는 그림”이라고 말했다.

내년 말 금리 수준에 대해서는 전문가 12명 중 7명이 2.0%로 예상했다. 한번에 0.25%포인트 인하를 가정할 때 한은이 내년 말까지 2차례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의견이다. 5명은 2.25%로 내년까지 1차례 인하를 전망했다.

문홍철 DB증권 연구원은 올해 11월과 내년 상반기 인하를 예상했다. 문 연구원은 “내수가 우려되는 와중에 물가는 안정되어 있어 금리 인하는 꾸준히 이어질 것”이라면서 “다만 대미 협상에 따른 환율 불안과 핵심지 부동산 가격도 상승로 금리인하가 당장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김지만 삼성증권 연구원은 11월 인하 후 내년 동결을 예상했다. 김 연구원은 “부동산 대책 효과를 확인해야지만 경기 지원을 위한 인하의 필요성을 고려할 것”이라면서 “경기는 미국과 관세협상 타결 이후 성장률 개선 방향이 열려 2.25%에서 추가 인하에 신중할 것”이라고 봤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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