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반도체-폴더블폰 등 판매 호조
매출은 86조… 분기 역대 최대치
4분기에도 반도체 실적 상승 기대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뉴스1
삼성전자가 3분기(7∼9월) 시장 예상치를 1조 원 이상 웃도는 영업이익을 거뒀다. 매출 역시 분기별 역대 최대 실적을 나타냈다. 인공지능(AI)발 수요 증가로 서버용 메모리 반도체 판매가 늘고 그동안 부진했던 고대역폭메모리(HBM) 실적이 하반기(7∼12월)에 상승 구간으로 접어든 결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14일 발표한 잠정실적을 통해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86조 원, 12조100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7%와 31.8% 늘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분기 매출 80조 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영업이익은 2022년 2분기(4∼6월) 14조1000억 원 이후 최대치다. 최근 증권가에서 예상한 삼성전자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10조∼11조 원 수준)를 1조 원 이상 상회했다.
삼성전자 3분기 실적은 메모리, 파운드리(위탁생산), 모바일(MX) 중심으로 크게 개선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AI 시장 확대에 따른 메모리 반도체 수요 증가가 실적 개선의 가장 큰 동력이 됐다. 미국 빅테크 기업 등 주요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앞다퉈 서버 구축에 나서며 최근 메모리 반도체는 공급 부족 현상을 겪고 있다. 이날 삼성전자가 3분기에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1위 자리를 탈환했다는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의 보고서도 나왔다. 여전히 AI 반도체에 대한 수요가 강한 상황이라 삼성전자가 4분기(10∼12월)에도 반도체 실적 상승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폴더블폰 신제품이 흥행했던 것 역시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 개선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7월 갤럭시 Z 폴드·플립7을 출시했다. 해당 제품은 역대 가장 얇은 폴더블폰으로 국내외 시장에서 최다 사전판매를 달성하는 등 판매 호조를 보였다.
AI 타고 메모리 사업 정상궤도… ‘반도체의 삼성’ 시계 다시 돈다
[삼성전자 3년만에 분기 최대 실적] 3분기 영업익 12조 어닝 서프라이즈 반도체 영업익 7조 추정… 전년 2배 서버용 D램-낸드 수요 늘고 가격 급등 발목 잡던 HBM 판매량도 증가세… HBM4-파운드리 경쟁이 향후 관건
삼성전자가 14일 3분기(7∼9월) ‘깜짝 실적’을 내놓자 재계에서는 그동안 고전했던 반도체 사업이 정상 궤도에 오른 것이란 평가가 나왔다. 인공지능(AI) 기술의 발전으로 글로벌 반도체 시장이 ‘슈퍼사이클’ 흐름에 접어들면서 ‘실적 훈풍’이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다만 범용 D램과 낸드플래시 등 기존 주력 제품의 판매가 3분기 호실적을 이끈 것으로 관측되면서 앞으로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최첨단 메모리 반도체와 파운드리(위탁 생산) 경쟁력 높이기가 과제로 남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범용 메모리 수요 증가로 깜짝 실적
이날 발표는 잠정 실적이라 사업부별 실적이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이날 발표 후 증권가에서 내놓은 3분기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 영업이익 추정치는 약 7조 원으로 전년 동기(3조8600억 원)의 약 2배로 늘었다. 이에 반도체 호황이 장기간 지속되는 메모리 슈퍼사이클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류형근 대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3분기에 D램과 낸드 모두 판매 목표를 초과 달성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호실적의 가장 큰 요인은 다양한 용도에 쓰이는 범용 반도체로 분석된다. 이 중에서도 모바일, PC보다 서버용 반도체에 대한 수요가 강한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현재 다른 메모리 경쟁사와 비교해 범용 D램과 낸드에서 강점을 갖고 있다.
여기에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주요 메모리 업체들이 HBM 생산에 집중하며 범용 메모리 가격이 크게 올랐다. 상대적으로 범용 제품의 공급이 줄며 품귀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그동안 삼성전자 메모리 사업의 ‘발목’을 잡던 HBM도 3분기에 실적이 개선됐다. 삼성전자는 앞선 2분기 실적 발표 후 콘퍼런스콜에서 “하반기(7∼12월) HBM 전체 판매량 중 HBM3E 비중은 90%대 후반 수준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HBM3E는 현재 양산하는 최신 제품이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미국 AMD 등 일부 빅테크에 HBM3E를 공급하다가 9월 글로벌 최대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업인 엔비디아의 HBM3E 품질(퀄) 테스트를 통과했다.
● HBM·파운드리 정상화는 관건
반도체 업계와 증권가는 4분기(10∼12월)에도 메모리 반도체 수요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서버용 D램 및 낸드 수요 급증으로 4분기 제품 가격이 각각 두 자릿수 상승률을 보일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이날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자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 3분기 전체 메모리 1위 지위를 되찾았다.
AI 시장 수요가 갈수록 커지며 향후 실적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빅테크들이 AI 승기를 잡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며 데이터센터 등 인프라에 막대한 투자를 하기 때문이다. 오픈AI가 소프트뱅크, 오라클 등과 함께 추진하는 700조 원 규모의 AI 인프라 프로젝트 ‘스타게이트’가 대표적이다.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파트너로 합류했다.
앞으로 삼성전자의 관건은 HBM과 파운드리다. 삼성전자는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장이 열리는 차세대 HBM4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 파운드리는 3nm(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 이하 첨단 공정에서 대만 TSMC와의 경쟁에서 이기는 게 시급한 과제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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