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황차희 한국 진출 앞두고 공식 SNS 개설…하이디라오 국내 매출 고공행진
가성비 이미지 벗은 中 브랜드, 심리적 장벽 넘고 외식업계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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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브랜드의 ‘한국 공습’이 식탁 위로 번지고 있다. 샤오미·BYD 등 전자제품과 자동차는 물론 알리·테무 같은 플랫폼을 넘어 이제는 일상적인 식문화 영역까지 스며드는 모습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중국 밀크티 브랜드 ‘패왕차희’(霸王茶姬)는 인스타그램에 한국 공식 계정을 개설하고 국내 진출 채비에 나섰다. ‘중국판 스타벅스’로 불리는 패왕차희는 전 세계 6000개 이상 매장을 운영 중이며 현재 미국 증시 상장도 추진하고 있다.
패왕차희는 세련된 인테리어와 감각적인 패키징 및 Z세대를 겨냥한 SNS 마케팅을 통해 전통 차 문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업계는 한국 내 프리미엄 티 시장의 성장세와 맞물려, 해당 브랜드가 국내 밀크티 시장을 빠르게 잠식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처럼 최근 중국 브랜드에 대한 국내 소비자 인식도 달라지고 있다. 한때 ‘가성비’ 이미지에 머물렀던 중국 브랜드는 이제 마라탕·탕후루 등 외식 트렌드를 타고 식문화까지 확산하는 중이다. 심리적 장벽이 허물어지며 중국산에 대한 소비자 저항도 눈에 띄게 줄고 있다.
탕울 시내 한 탕후루 판매점의 모습. 2023.10.17/뉴스1 ⓒ News1
실제 중국 훠궈 프랜차이즈 하이디라오도 국내 외식 시장에서 빠르게 안착했다. 2020년 139억 원이던 국내 매출은 지난해 781억 원으로 급증했다. 이 기간 영업이익도 110억 원을 기록했다. 9개 매장만으로 수백억 원대 매출을 기록한 것은 국내 외식업에도 이례적인 성과로 평가된다.
특히 하이디라오는 한국 외식 시장에 낯선 메뉴였던 ‘훠궈’ 문화를 정착시키며 중국 현지 음식을 대중화하는 데 기여했다. 마라향을 앞세운 국물 요리와 셀프 소스바 등 이색적인 경험 요소는 소비자에게 신선함을 안겼고, SNS 바이럴 마케팅을 통해 Z세대의 높은 호응을 끌어냈다.
다만 중국 외식 브랜드의 잇단 진출이 국내 외식업계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자본력 있는 중국 브랜드가 본격적으로 한국 시장을 공략하면 자본과 브랜드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국내 자영업자들의 설 자리가 더욱 좁아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특히 플랫폼 기반 운영 방식과 빠른 매장 확장 속도, SNS 중심의 바이럴 마케팅 등 중국 브랜드 특유의 외식 시장 공략 방식은 국내 외식업계에 큰 부담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중국 브랜드는 오픈 초기부터 물량 공세와 대형 상권 입점을 통해 단기간에 시장에 자리 잡다 보니 같은 업종에서 경쟁하는 입장에선 위기감을 크게 느낄 수밖에 없다”며 “이 흐름이 계속되면 국내 외식업 전반에도 적지 않은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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