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적 비수기에도 불구하고 올 1분기(1~3월) SK하이닉스가 영업이익 7조4000억 원의 ‘깜짝 실적’을 냈다. 매출 및 영업이익 기준 역대 두 번째, 1분기 기준으로는 최고 실적이다. 미국발(發) 관세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올해 메모리 고객사 수요도 지속될 것으로 회사는 전망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1분기 매출액 17조6391억 원, 영업이익 7조4405억 원, 순이익 8조1082억 원을 냈다고 24일 밝혔다.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했던 직전 분기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실적이다. 1분기 영업이익 기준 종전 최대 기록은 2018년 1분기 4조3673억 원이었다.
영업이익률도 전 분기 대비 1%포인트 개선된 42%를 달성했다. 영업이익률은 8개 분기 연속 개선 추세를 이어갔다.
SK하이닉스는 이날 “1분기는 계절적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인공지능(AI) 개발 경쟁과 재고 축적 수요 등이 맞물리며 메모리 시장이 예상보다 빨리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며 “이에 맞춰 ‘HBM3E 12단’, ‘DDR5’ 등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를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1분기 기준 전 세계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 70%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시장 선점 효과를 이어가고 있다. 전반적인 HBM 판매도 올해 전년 대비 약 2배 성장할 것이라 전망했다. SK하이닉스는 이날 실적발표 이후 컨퍼런스콜(전화 회의)에서 “HBM3E 12단 판매를 순조롭게 확대해 2분기(4~6월)에는 이 제품의 매출 비중이 HBM3E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관세 리스크로 인해 하반기(7~12월) 시장 불확실성은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SK하이닉스는 컨퍼런스콜에서 “미국과 일부 국가 간 상호 관세 조치가 유예 중이지만, 반도체 품목에 대한 관세 부과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어 영향을 예측하기에는 불확실성이 크다”면서도 “글로벌 고객들은 협의 중이던 메모리 반도체 수요를 변함없이 유지하고 있고, 일부 고객들은 수요를 앞당기려는 움직임도 있다”고 밝혔다.
또한 “감사보고서 기준 현재 매출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60%로 높지만, 관세 부과 기준은 미국 선적 물량에 적용된다”며 “실제 본사를 미국에 두고 있는 고객도 메모리 제품의 선적은 미국 외 지역에서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 직접 수출 비중은 높은 편이 아니다”고 밝혔다.
세트 제품의 관세 유예 효과에 대한 기대도 언급했다. SK하이닉스는 “PC와 스마트폰은 관세 유예로 AI PC 등의 출시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가격 인상 전에 (고객사가) 구매를 서두를 가능성도 있고, 이는 교체 수요를 촉진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생산능력 투자도 지속할 예정이다. 경기 용인 팹(반도체 공장)은 예정대로 1분기 중 착공해 2027년 2분기 준공이 목표다. 청주에 착공한 신규 공장 M15X도 올해 4분기(10~12월) 준공을 목표로 건설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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