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파트 절반 이상이 상승거래…“토허제 해제가 매수 자극”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3월 9일 17시 28분


서울 도심 아파트단지 모습. 2025.3.6/뉴스1 ⓒ News1
올해 거래된 서울 아파트 절반 이상이 직전 거래보다 비싸게 팔린 것으로 나타났다. 한동안 잠잠하던 서울 집값이 들썩이고 있다는 신호다. 지난해 대출 규제로 관망세로 돌아섰던 수요가 올해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등 규제 완화를 계기로 되살아난 것이다. 이런 흐름이 3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시행되는 7월까지 계속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 서초구 거래 10건 중 7건이 상승거래

9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 1, 2월에 거래된 서울 아파트 1114채였다. 이 가운데 609채(54.7%)는 2개월 전인 지난해 11, 12월 당시 거래된 같은 단지, 같은 평형 매물보다 비싸게 팔린 ‘상승 거래’였다. 이는 지난해 11, 12월 기준 상승 거래 비중(49.6%)보다 5.1%포인트 높은 수치다. 상승 거래 비중이 오르는 건 이전보다 비싼 가격에도 집을 사려는 수요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서초구 상승 거래 비중은 71.4%로 서울 25개 자치구 중 가장 높았다. 올해 팔린 서초구 아파트 10채 중 7채가 직전 거래보다 높은 가격에 팔린 것이다. 관악구(69.0%), 광진구(68.4), 마포구(65.1%), 중구(63.6%), 송파구(62.9%) 순으로 상승 거래 비중이 높았다. 강남권뿐만 아니라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을 비롯한 한강변과 도심 지역도 상승 거래가 절반을 웃돌고 있는 것이다. 다만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등 서울 외곽 상승 거래 비중은 30~40%대로 여전히 낮았다.

● “토허제 해제 후 다른 지역도 올라”

지난해 9월 이후 침체됐던 서울 아파트 시장 상황이 달라진 건 대출 규제가 풀린 영향이 크다. 주택담보대출 받기가 한결 수월해지고 금리 인하로 이자 부담도 줄면서 매수 시기를 저울질하던 ‘똘똘한 한 채’ 대기 수요가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가 매수 심리를 자극하는 ‘트리거’가 됐다는 의견도 있다. 지난해 13일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풀린 ‘잠삼대청(잠실 삼성 대치 청담)’ 일대뿐만 아니라 마용성 등 해제와 무관한 지역 집값까지 들썩이고 있다. 실제 성동구 금호동 서울숲푸르지오2차 전용면적 59㎡는 지난달 15일 17억5000만 원에 거래됐다. 직전 최고가(15억1500만 원)보다 15.5% 오른 것이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주임교수는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지역의 매물이 줄고 호가도 많이 뛰자 매수자들이 대체 지역을 물색하면서 다른 지역 집값이 오르는 ‘풍선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 아파트 2월 거래량은 3859건으로 신고기간이 3주 남았는데도 1월 거래량(3327건)을 앞질렀다. 가격도 2월 첫째 주 이후 5주 연속 오르고 있다. 이런 상승세가 3단계 스트레스 DSR이 시행되는 7월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3단계 스트레스 DSR 시행으로 대출 가능액이 감소하기 전에 미리 대출을 받으려는 ‘막차 수요’가 몰릴 수 있어서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과거 급등기보단 강남권 집값 상승세가 주변 지역으로 퍼지는 속도는 느려졌지만, 거래량이 늘고 있어 상승세는 어느 정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 아파트#토지거래허가구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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