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정기예금 3%대 사라져
“시장금리 반영 인하 불가피”
예대 금리차 4개월연속 확대
한은 오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
시중은행들이 예금금리를 발빠르게 낮추고 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로 시장금리가 하락한 영향이다. 5대 시중은행 대표 정기예금 상품(1년 만기 기준)에서 3%대 금리는 점점 자취를 감추고, 기준금리보다 낮은 2%대가 대다수가 됐다. 하지만 대출금리는 시장 금리 하락 폭만큼 떨어지지 않고 있어 소비자들의 불만이 이어질 조짐이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이날부터 대표 수신(예금) 상품인 ‘KB스타 정기예금’의 최고 금리(1년 만기 기준·우대금리 포함)를 기존 연 3.00%에서 2.95%로 낮추기로 했다.
신한은행 또한 앞서 20일 대표 수신 상품인 ‘쏠편한 정기예금’의 최고 금리(1년 만기 기준·우대금리 포함)를 연 3.00%에서 2.95%로 0.05%포인트 인하했다. 해당 상품이 2%대로 내려간 것은 2022년 6월 이후 2년 8개월 만에 처음이다.
SC제일은행 역시 17일부터 네 가지 거치식예금(정기예금) 금리를 최대 0.50%포인트 내리고, 하나은행은 14일 ‘하나의 정기예금’ ‘고단위플러스 정기예금’ ‘정기예금’ 등 3개 상품의 12∼60개월 만기 기본 금리를 0.20%포인트씩 일제히 하향 조정했다. 이에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 공시된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전일 기준 대표 정기예금 상품의 금리(1년 만기 기준)는 연 2.95∼3.30% 수준이다.
은행들은 시장금리를 반영하다 보니 예금금리 인하가 불가피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AAA급 은행채 3년물의 금리는 올해 1월부터 2%대로 내려온 뒤 하락세를 그리며 현재 2.8%대를 나타내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이달 25일 한은 금통위 회의에서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되는 상황”이라며 “이를 고려해 예금금리 인하를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25일 한은이 기준금리를 기존 3.0%에서 2.75%로 0.25%포인트 인하한다면 다른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금리도 대부분 2%대로 내려올 가능성이 크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시중은행의 수신금리 인하는 자금을 조달하는 여러 요인을 감안한 조치일 것”이라며 “조달금리는 시장 금리를 선반영하는 만큼 시장에서 금리인하 기대감이 커진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반면 대출금리는 가계대출 관리 등을 이유로 더디게 내려가고 있다. 그 결과 한은의 ‘금융기관 가중평균 금리’ 통계에 따르면 예금 은행의 지난해 12월 신규 취급액 기준 대출금리와 저축성 수신금리의 차이, 즉 예대금리 차는 1.43%포인트로 전월(1.41%포인트)보다 0.02%포인트 벌어졌다. 이는 4개월 연속 확대된 것으로, 예금 금리 하락 폭이 대출금리보다 큰 셈이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는 “시장 금리가 내려감에도 대출금리가 여전히 높은 것은 은행들이 부담할 위험을 고객들에게 전가하는 행위”라고 꼬집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