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영자총협회가 지난해 6월 20∼40대 직장인 1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이직을 계획하고 있다’고 응답한 비율이 70%에 달했다. 20대 직장인은 83%가 이직할 생각이 있다고 했다. 이직을 계획하는 이유로는 ‘금전 보상 불만족’이 62%로 가장 많았고 이어 과도한 업무량(33%), 기대보다 낮은 평가(27%), 회사 실적 부진(27%) 등이 꼽혔다.
과거 고도성장기에는 ‘평생 직장’이 일반적인 사회 통념이었다. 하지만 산업화를 거치며 기업 규모가 커졌고 경력직을 원하는 기업도 많아졌다. 이직은 여전히 개인에게 인생에서 매우 중요한 선택이다. 이직에 성공한 MZ세대 5명에게 이직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이직한 계기와 이직할 때 가장 중요한 점은….
“보험사와 은행에 입사했을 때는 직업의 안정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했다. 하지만 회사에서 내가 주도적으로 업무를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반면 증권사는 깊이 있게 한 분야를 파고들 수 있으며 업무 성과에 따라 확실하게 상벌을 준다. 그래서 이직했다.”(보험사를 다니다 은행을 거쳐 증권사에 입사한 A 씨)
“장기적으로 일할 수 있는 직장을 원했다. 특정 분야의 전문가보다는 다양한 분야에서 안정적으로 일하고 싶었다. 인사 분야도 전문성이 요구되지만 분야와 폭이 다양해 개인적인 강점을 찾기에 적당하다고 판단했다.”(대기업 해외영업을 담당하다 다른 대기업 인사 분야로 이직한 B 씨)
―이직은 어떻게 준비해야 하나.
“이직할 회사의 정보는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와 채용 플랫폼 ‘링크트인’, ‘리멤버’ 등을 활용해 최대한으로 현직자와 소통하는 게 좋다. 신입과 경력 입사자의 처우 차이가 큰 기업도 있고 업계에서 알려진 연봉과 사내 복지가 실제와는 다를 때도 있다.”(보험사를 다니다 은행을 거쳐 증권사에 입사한 A 씨)
“이직해야 할 시기라는 생각이 들었을 때 이력서를 새로 작성하고 채용 플랫폼에서 공고를 많이 살펴봤다. 외국계 회사에 계속 근무해서 링크트인 등 글로벌 채용 플랫폼의 도움을 많이 받았고 헤드헌터들의 연락도 받았다. 외국계 기업에 이직하려면 글로벌 채용 플랫폼을 잘 활용하는 게 좋다.”(외국계 기업에서 마케팅을 담당하다 건설업계 마케팅으로 옮긴 C 씨)
“입사 서류와 필기 시험 등을 3, 4개월 정도 집중적으로 준비했다. 면접관에게 어떻게 강점을 설명할 수 있을지 정리했고 시사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개인 의견을 꾸준히 준비했다. 현재 직장 업무와 과거 경력 등에서 강점으로 내세울 만한 내용을 잘 정리해 두면 서류와 면접 전형 등에 필요한 준비 시간을 줄일 수 있다.”(언론사를 다니다 은행에 입사한 D 씨)
“이전 회사에서 1년 정도 근무하고 이직을 고려하기 시작했다. 이후 영어성적 증명서, 이직 희망 기업의 모집 요강 등을 살펴봤다. 가장 도움을 많이 받은 것은 해당 기업에서 현재 근무하는 사람을 만나는 것이다. 첫 직장이 아니라 경력직으로 입사하기 때문에 기업 내부 상황과 실제 필요한 역량, 문제점 등을 미리 살펴보는 게 필요하다.”(홍보와 브랜딩을 담당하다 홈쇼핑 PD로 입사한 E 씨)
―주변에 이직을 준비하는 사람이 많은가. 이직에 대한 인식은….
“부모님도 이직을 만류했다. 하지만 끊임없는 성장을 추구한다면 이직은 필수불가결한 선택이다. 과거 한 직장에 평생 다니며 조직에 대한 헌신을 보여 주는 게 중요한 가치였다면 이제는 대체 불가능한 인재가 돼 자신이 원하는 곳에서 일할 수 있도록 스스로 삶을 개척해야 한다. 내 자신도 그런 삶을 희망한다.”(보험사를 다니다 은행을 거쳐 증권사에 입사한 A 씨)
“또래 직장인 90%는 이직을 고려하고 있다. 아무래도 학교만 다니다 갑작스럽게 입사해서 그런 게 아닐까 싶다. 학교는 10년 이상 다녔지만 정작 자신의 적성과 희망 등을 따질 시간은 부족했고 뒤늦게 하고 싶은 일과 직무, 인생의 방향성을 찾는 것 같다. 지인 중 한 명은 대기업에 다니다 영화 감독이 되려고 퇴사했다.”(대기업 해외영업을 담당하다 다른 대기업 인사 분야로 이직한 B 씨)
―이직할 때 가장 중요한 ‘스펙’은 무엇인가.
“당장 이직할 생각이 없더라도 현 직장에서 성과, 업적 등을 정리해 두는 습관이 필요하다. 정리해 두지 않으면 쉽게 잊어서 막상 해놓은 건 많은 것 같은데 콕 집어 뭐라고 설명하기 어려워진다. ‘나는 이런 것을 잘한다’고 논리적으로 잘 설명할 수 있는 것도 능력이다.”(보험사를 다니다 은행을 거쳐 증권사에 입사한 A 씨)
“미리 준비해야 하는 건 영어 성적이다. 채용 공고가 나왔는데도 영어 성적이 없다면 아예 지원조차 하지 못한다.”(대기업 해외영업을 담당하다 다른 대기업 인사 분야로 이직한 B 씨)
“직무 관련 경험과 이해도가 가장 중요하다. 구체적인 ‘스펙’과 관련해서 어학 성적 이외에는 별다르게 중요한 것 같지 않다. 현 직장도 금융 자격증이 있으면 가산점을 매기지만 자격증 없이도 합격했다.”(언론사를 다니다 은행에 입사한 D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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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2-11 08:49:44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