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남녀임금 격차 31.2%, OECD 최고… 평균의 2.6배 달해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3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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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개국 중 30% 넘는 격차 한국뿐
여성관리자 14.6%… 두번째로 낮아
소득불평등 지니계수 다소 개선
은퇴후 소득격차는 더 벌어져

한국의 성별 임금 격차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회원국 평균과 비교해 봐도 2배가 넘었다.

21일 통계청의 ‘한국의 지속가능발전목표(SDG) 이행보고서 2024’에 따르면 한국의 남녀 임금 격차는 31.2%로 집계됐다. 남성이 월급 100만 원을 받을 때 여성은 69만 원을 받는다는 뜻으로, OECD 35개 회원국 가운데 가장 차이가 크다. 회원국 평균(12.1%)과 비교해도 2.6배에 달한다. 한국 다음으로 남녀 간 임금 불평등이 심한 이스라엘, 라트비아, 일본 등은 20%대다. 성별 임금 격차가 30%를 넘는 국가는 한국 하나다.

직장에서 임금을 많이 받는 고위직 여성이 적은 것이 성별 임금 격차를 벌리는 데 영향을 미쳤다. 한국의 여성 관리자 비율은 14.6%에 그쳐 OECD 평균(34.2%)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일본(12.9%)에 이어 두 번째로 낮은 수준이다. 여성 관리자 비율이 10%대에 그치는 나라는 일본, 한국과 튀르키예 등 세 나라뿐이다. 보고서는 “각국에서 여성 관리자의 비율 증가 속도는 매우 더디다. 관리자 비율에서 남녀의 격차가 사라지려면 140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시간당 임금도 격차가 컸다. 2022년 기준 남성은 한 시간에 평균 2만5886원의 임금을 받은 반면 여성은 1만8113원을 받아 남성의 70% 수준이었다. 2006년 여성의 시간당 임금은 남성의 60% 수준이었는데, 이후에도 크게 개선되지 않은 것이다.

한편 한국의 소득 불평등은 전반적으로 개선되고 있었다. 소득불평등을 나타내는 지니계수는 2022년 0.324로, 2011년(0.388)에 비해 낮아졌다. 그만큼 분배가 개선됐다는 의미다. 하지만 직장 등에서 은퇴한 후에는 소득 격차가 오히려 벌어지고 있었다. 66세 이상 은퇴연령층의 지니계수는 2022년 기준 0.383으로, 1년 전보다 0.005 악화됐다. 이 기간 65세 이하 근로 연령층의 지니계수가 0.007 개선된 것과는 대조적이다.

자산 불균형도 커지고 있다. 총자산에서 부채를 제외한 순자산의 지니계수는 2011년 0.619에서 2017년 0.584까지 낮아졌다가 이후 5년 연속 증가해 2022년 0.606까지 올라섰다. 이 기간 부동산 가격이 크게 뛰면서 자산 불균형이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보고서는 “자산 불평등이 커지면 주거 문제와 가계부채 문제가 심화될 수 있어 적극적인 정책 대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교육 분야에 코로나19가 미친 영향이 회복되지 않으면서 기초학력이 미달인 학생도 꾸준히 늘고 있다. 중학교 3학년의 경우 2022년 국영수 모든 과목에서 기초학력 미달인 학생 비율이 늘었다. 특히 국어 기초학력 미달 비율은 11.3%로 1년 전(6.4%)보다 그 비율이 2배 가까이 뛰었다. 고등학교 2학년 학생들도 국어, 수학 과목에서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1년 전보다 늘었다.

세종=송혜미 기자 1am@donga.com
#한국#남녀임금#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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