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겨울 가스요금이 동결된 가운데 한국가스공사의 미수금이 3개월 만에 1900억 원가량 더 늘었다. 한국전력은 3분기(7∼9월) 약 2조 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10개 분기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2021년부터 쌓인 적자는 여전히 약 45조 원에 달한다.
13일 가스공사가 발표한 올해 3분기 실적에 따르면 가스공사의 전체 미수금은 15조5432억 원으로 집계됐다. 직전 분기보다 1870억 원 늘어난 규모다. 미수금은 천연가스 수입 대금 중 판매 요금으로 회수하지 못한 일종의 외상값으로 사실상 손실이다. 민수용 도시가스 미수금이 12조5202억 원으로 6월 말보다 2767억 원 늘어났고, 기타 도시가스 미수금도 7021억 원으로 1847억 원 증가했다. 발전용 미수금은 2744억 원 감소했다.
가스공사의 미수금이 계속 쌓이고 있는 건 가스공사가 원가에 못 미치는 가격에 가스를 공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가스공사의 원가 보상률은 80% 수준이다. 앞서 정부는 올겨울 가스요금을 동결하면서 “미수금이나 재무구조를 면밀히 보면서 종합적으로 요금 인상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날 3분기 실적을 함께 발표한 한전은 영업이익이 1조9966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7조5309억 원 영업손실)과 비교해 흑자 전환했다고 밝혔다. 한전은 2021년 2분기(4∼6월)부터 올 2분기까지 계속 적자 행진을 이어왔다. 흑자 전환에도 불구하고 한전의 천문학적인 누적 적자를 해소하기에는 여전히 역부족이다. 올 들어 3분기까지 한전의 누적 영업손실은 약 6조5000억 원으로 2021년 이후 누적 적자는 약 45조 원이다.
한전의 흑자 전환은 지난해부터 잇따른 전기요금 인상과 국제 에너지 가격 안정 효과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한전은 국제 유가가 5개월가량 지나 한전의 전기 구입 비용에 반영되는 것으로 설명하고 있다. 올 상반기(1∼6월) 안정세를 보였던 국제 유가가 한전의 3분기 흑자 전환을 이끌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한전의 3분기 전기 판매단가는 kWh(킬로와트시)당 160.4원, 구입단가는 kWh당 145.9원으로 그동안의 역마진 구조를 벗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한전 관계자는 “지난해 4월 이후 5차례의 요금 조정과 연료 가격 안정화로 3분기 영업이익이 발생했지만 중동 전쟁 등에 따른 국제 유가와 환율 불확실성으로 흑자 지속은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증권가는 올 하반기(7∼12월)에 다시 상승한 유가와 환율 때문에 올 4분기(10∼12월)에 한전이 다시 6000억 원대 적자를 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흑자 전환에 힘입어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한전 주가는 전날보다 5.43% 오른 1만7870원에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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