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 못하면 입주 예정자가 업체 선정해 안전진단하고 결과 따를 것”

이한준 LH 사장, 외벽 철근누락 보강공사 관련 답변
“직접 현장 가서 설명하라” 주문에 “그렇게 하겠다”

이한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이 아파트 외벽에서 철근 누락이 발견된 검단 A-21블록 아파트 단지와 관련해 “입주예정자들이 증타 공법에 대해 신뢰를 못하신다면 입주예정자들이 적정 업체 선정해 안전진단을 하고 그 결과에 따라 진행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 사장은 16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입주예정자들이) 믿을 수 있게끔 사장이 직접 가서 설명을 하든 전문가를 통해 믿을 수 있게 하든, 아님 재시공을 하든 해야 한다”는 허종식 더불어민주당의 질의에 이같이 말했다.

이어 “사장이 직접 현장에 가서 설명하라”는 허 의원의 질의에 이 사장은 “그렇게 하겠다”고 재차 답했다.

앞서 LH가 분양하는 검단 신도시 A-21블록 아파트 단지는 13개 동 중 4개 동의 철근이 누락된 사실이 지난 9월 언론보도를 통해 드러났다.

특히 기존에는 무량판 구조의 전단보강근이 누락이 됐었다면, 해당 단지에서는 아파트 주거동에 있는 지하주차장의 벽체 수직 철근 혹은 수평 철근 등 주철근이 누락되면서 더욱 큰 논란이 됐다. 해당 단지의 입주예정자들은 전면 재시공을 주장하고 있지만 LH는 전문가 검토를 거쳐 증타 보강을 진행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한편 이날 일각에서는 LH가 해당 단지의 철근 누락 사실을 은폐 및 축소하려 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6월 철근 누락 사실을 처음 인지한 현장 감리단장이 ‘재시공’ 의견을 냈지만, LH가 사건을 축소·은폐하기 위해 해당 단장을 보직 해임하고 ‘보강공사’ 수준에서 사태를 마무리하려 했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철근을 누락한 것도 문제이지만 적당히 숨기고 넘어가려는 LH 태도가 더 불안감을 조장한다”며 “검단 아파트 21블록은 애초부터 은폐 및 축소하고 대충 넘기려 했다. 이 사건이 보도되기 전인 지난 8월 검단 21블록 현장 감리단장을 해임했다”고 말했다.

그는 “설계사무소 시공사는 철근을 덧대어 보강만 하자고 했고, 감리단장은 철거 후 재시공하자는 의견을 냈다”며 “그냥 증타보강하는 것으로 결정된 뒤 LH가 감리단장 교체를 요구했다”고 했다. 이에 이한준 LH 사장은 “그 부분은 사실 확인이 필요하고, 보고를 못 받았기에 객관적 검증을 위해 감사 중”이라고 해명했다.

이 의원은 “너무나 공교로운 흐름 아니냐”며 “지난 4월 검단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 사건 발생 후 한달 만에 주철근 누락 사실이 확인되자 LH는 이 같은 사실이 공개되면 일이 커질까봐 걱정한 것”이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증타공사만 하면 넘어갈 수 있는데 감리단장이 일을 키우려고 하니 눈엣가시가 돼서 감리사를 압박해 내쫓은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 의원은 “LH는 과거에도 감리단장을 교체하려고 벌점을 부과하고 꼼수를 부리다가 소송에서 패소한 사례가 있다”며 “정말 이렇게 일 했다고 하면 (LH가) 큰 책임을 져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 사장은 “정황상으로 보면 그렇게 보일 수 있는데 정확한 파악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