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 짓고도 일손 없어 ‘텅텅’… 지방 인력난 해소할 ‘한국형 퀵스타트’ 뜬다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9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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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자부, ‘한국형 퀵스타트’ 시범사업
지방 투자 기업에 교육·인건비 지원
신규 사업장 10명 이상 채용 기업 대상

18일 전북 군산 성일하이텍 제2공장에서 교육생들이 사내 강사의 지도로 배터리 재활용 단계별 공정에 대한 현장실습 교육을 받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18일 전북 군산 성일하이텍 제2공장에서 교육생들이 사내 강사의 지도로 배터리 재활용 단계별 공정에 대한 현장실습 교육을 받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전북 군산에 있는 폐배터리 재활용 기업인 성일하이텍은 연말 새로운 공장 준공을 앞두고 산업통상자원부의 ‘한국형 퀵스타트’ 프로그램에 지원했다. 앞서 성일하이텍은 지난해 12월 전북도와 투자협약을 체결하고 새만금산단에 1300억 원을 투자해 올해 말까지 공장 건립을 약속했다.

그러나 수도권 외 지역에서는 전문 인력을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그래서 돌파구를 찾은 것이 산자부가 올해 시범 사업으로 도입한 한국형 퀵스타트 프로그램이다. 한국형 퀵스타트 프로그램은 기업이 지방에 투자를 결정하면, 정부와 기업이 합심해 공장 가동에 필요한 인력을 사전 모집해 교육하고 준공 시점에 맞춰 인력을 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수도권에 비해 지방은 워낙 일손 구하기가 어려운데, 시간이 갈수록 고용난이 해소될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심지어 고용노동부의 ‘중장기 인력수급전망’에 따르면, 저출산과 고령화 영향으로 경제 활동이 가능한 15세 이상 경제인구 자체가 2025년을 기점으로 점차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상황에서도 그동안의 정부 지원은 신규 인력 채용보다는 기존 재직자 지원에 집중됐다. 교육부가 발표한 ‘2022년 대한민국 인재양성 사업 안내서’에 따르면, 기술 교육이나 특화단지 교육 등 다수의 지원 사업이 재직자에 중점을 두고 있다.

이와 달리 한국형 퀵스타트 프로그램은 지방 투자 촉진과 초기 인력난 해결에 방점을 두고 있다. 정부는 이 사업을 통해 지방에 투자를 결정한 기업이 사업장 완공 전 교육을 마친 신규 인력을 확보해 안정적으로 사업을 운영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구직 청년들에게는 안정적으로 역량 개발에 집중할 수 있도록 교육비를 지원할 예정이다.

한국형 퀵스타트 프로그램은 미국 조지아주가 1967년부터 운영하고 있는 ‘퀵스타트’ 프로그램을 벤치마킹해 탄생했다. 조지아주에서는 22개 기술전문대학이 프로그램에 참여해 다양한 분야별 기업에 맞춤 교과 과정을 개발하고, 비용은 주에서 부담한다. 기아와 SK이노베이션도 조지아주에 공장을 건설하며 퀵스타트 프로그램을 통해 초기 인력 문제를 해결하기도 했다.

한국산업기술진흥원이 운영하는 해당 프로그램은 비수도권 지역에서 사업장을 신설하거나 추가로 지으면서 10명 이상의 신규 인력 채용 계획이 있는 기업을 대상으로 한다.

정부는 선발된 기업에 교육훈련 장려금과 인건비, 교육비를 지원한다. 기업의 채용 기준에 따라 채용 후보자로 선발된 교육생들은 교육 기간에 1인당 월 200만 원의 교육훈련 장려금을 최대 3개월간 지원받는다. 이는 교육생들이 교육 기간에 소득 공백 없이 생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교육 과정은 기업이 지역 교육기관과 함께 기업 현장 요구 사항에 맞춰 자유롭게 설계해 운영할 수 있다. 기술 보안 등으로 위탁 교육이 어려운 경우 사내 강사나 교육장 등을 활용해 교육을 진행하는 것도 허용된다.

또 참여 기업은 교육 과정을 이수한 교육생 채용 시 1인당 월 50만 원의 인건비를 최대 3개월간 지원받는다. 지역 교육기관은 기업에 특화된 맞춤형 교과 과정 및 교보재 개발비, 전문가 활용비 등 교육 프로그램 개발·운영비를 지원받을 수 있다. 산자부 관계자는 “국가균형발전의 큰 틀에서 지역 경제 활성화와 지역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한국형 퀵스타트#중장기 인력수급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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