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전 총괄 프로듀서가 14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한·몽 경제인 만찬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2023.2.14/뉴스1 ⓒ News1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 전 총괄 프로듀서와 SM 현 경영진이 경영권 분쟁 중인 가운데, 이성수 SM 공동대표가 이수만 전 총괄과 관련한 여러 의혹을 직접 제기하고 나섰다. 이성수 SM 공동대표는 이수만 전 총괄의 사별한 처의 조카이기도 하다.
이성수 대표는 16일 오전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개설하고 1차 성명을 발표했다. 해당 영상에서 이 대표는 최근 ‘SM 분쟁’이 불거진 과정에 대해 설명하며, 이수만 전 총괄과 관련된 여러 의혹을 제기했다.
이 대표는 ‘(이수만 전 총괄과) 프로듀싱 계약 종료는 모든 주주를 위한 SM 정상화의 첫걸음’이었다고 밝히며 “프로듀싱 계약이 종료되는 2022년 12월, 이수만은 ‘향후 프로듀싱 계획에 대해 어떠한 내용도 발표하지 말 것’이라고 지시했다”며 “나아가 지난 1월 이수만은 사익추구의 뜻을 더욱 공공연히 표했다”며 이수만 전 총괄이 직접, 혹은 측근들을 앞세워 지시한 사항을 나열했다.
이성수 대표에 따르면 이수만 전 총괄은 △아티스트는 이수만이 필요하다고 언론에 성명을 내라 △임직원들을 시켜서 이수만이 필요하다는 선동을 해라 △이수만과 SM은 국내에서는 임시 고문계약을 맺고, 이수만 활동의 정당성을 부여해라 △앞으로 해외에서 제작되는 모든 앨범과 아티스트 활동은 이수만 소유의 해외법인, 즉 CTP와 직접 계약을 체결해라 △아니면 차라리 이수만과 한국에서 제2의 프로듀싱 계약을 체결해라 △100억을 들여서라도 이수만을 위한 주총대응반을 만들어라 △이수만 없는 회사는 매출액이 나오지 않도록 1분기 매출액을 낮출 방안을 강구해라 △12월에 제작 완료된 음반/음원이 출시되고 난 뒤, 즉 2023년 2월 중하순부터 3월까지의 음반/음원은 발매 시기를 4월 이후로 늦추는 방안도 생각해 봐라 등이라는 지시를 내렸다.
이성수 SM엔터테인먼트 공동대표(유튜브 영상 갈무리) 이성수 대표는 “주총 대응팀은 이수만이 다시 돌아오기 위한 방안 마련에 초점을 두고 운영되기에 이르렀고, 이수만의 주재로 비상대책회의는 별 의미 없이 지속됐다”며 “저를 포함한 SM의 현 경영진은 지속적으로 저항했고, 지쳐갔다”고 했다. 이어 “얼라인은 진정한 기업지배구조개선을 요구했고,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회사와 이수만의 명예를 실추시킬 ‘별지 2’를 공개한다고 했다, 별지 2는 프로듀싱 종료 이후에도, SM이 이수만에게 기존에 발매된 앨범 관련 매출액의 6%를 무려 70년간 지급하는 것과, 매니지먼트 매출액의 3%를 2023년부터 3년간 지급하는 것으로, 총 합계는 무려 약 800억원까지 추정되는 금액”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최근 SM이 진행해온 나무심기 캠페인, 서스테이너빌리티(지속 가능성, Sustainability) 등과 관련해서도 이수만과 연관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이수만은 여러 국가에 대한 언급을 하면서 EDM 페스티벌, 오디션, 프로듀싱 등 현지 엔터테인먼트 산업 개발, 드론 정거장 건설 등을 키워드로 한 스마트 엔터테인먼트 시티, 뮤직시티 건설을 역설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런데 이 나무심기, 서스테이너빌리티, 즉 ESG를 표방한 메시지와 새로운 시장 개척 및 문화교류를 외치는 이면에는 이수만의 부동산 사업권 관련 욕망이 있다”라며 “실제로 어느 국가에서는 부지의 소유권을 요청하기도 했으나, 사용권으로만 가능해 이를 조율하는 상황도 벌어졌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더욱 심각한 것은 이수만이 주장하는 뮤직시티의 건설에는 카지노가 연결돼 있기도 하다는 것”이라며 “전세계 10대와 20대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는 K팝의 창시자가 카지노를 주장하다니”라고 말했다. 또한 “이수만은 심지어 많은 관광객들이 카지노와 페스티벌을 더욱 신나게 즐길 수 있도록 ‘대마 합법’까지도 운운한 것을 여러 사람들이 듣고 목격하고, 말렸다”고 밝혔다. 또한 “자신이 창업한 회사의 인프라와 직원들, 아티스트들을 홍보용으로 활용해서, 이러한 사업으로 발생할 수익을 기대해 각국에 이수만 월드를 만드는 것이 그의 의도였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로 인해 에스파의 컴백도 밀렸다며 “나무심기, 다시 말해 이수만의 부동산 사업과 연결된 이상한 욕심, 고집, 여기에서 나오는 프로듀싱에 있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수만은 A&R팀, 유영진 이사님에게 앞으로 SM에서 나올 모든 중요한 곡들의 가사에 나무심기, 서스테이너빌리티, ESG를 투영하기를 지시했다”라며 “공들여 만든 세계관이 돋보이는 에스파에게도 전혀 어울리지 않는 이 나무심기를 투영한 가사를 넣은 노래를 부를 것을 지시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신곡의 초기 단계 가사에는 ‘나무심기’ 단어가 직접 등장해 에스파가 속상해하기도 했다며 “저는 제발 나무심기라고 하는 단어, 이 직접적인 단어만은 좀 빼자고 A&R에 부탁했다”며 “이수만의 이러한 무리한 지시에 모든 부서 직원들은 기존의 세계관, 팀의 색깔, 이것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 가사 내용, 이 모든 것들을 연결해야 하는 미션을 받게 되었고, 이러한 엉뚱한 디렉션으로 인해 그 누구도 공감할 수 없는 콘텐츠가 나오게 되고, 저희 공동대표는 에스파를 위해 이번 곡에 대한 발매를 취소해야 한다고 결정했다”고 컴백이 밀린 이유를 설명했다.
이성수 대표는 이날 성명에서 “이수만(전 총괄)은 지난 2019년 홍콩에 CT Planning Limited 라는 회사를 자본금 100만 미국 달러로 설립했다”라며 “CTP는 이수만의 100% 개인회사로서, ‘해외판 라이크기획’”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SM은 2019년 이후 웨이션브이, 슈퍼엠, 에스파의 글로벌 음반-음원 유통과 관련하여 각각 중국의 애사애몽, 미국의 캐피톨 레코즈, 워너 레코즈 등과 계약을 체결했다”라며 “이때 기존의 프로듀싱과 하는 일은 똑같은데, 계약의 구조만 해외 레이블사와 CTP를 거치면서 기형적으로 바꿨다, 웨이션브이, 슈퍼엠, 에스파는 SM에서 모든 콘텐츠를 제작하기에 일반적인 경우라면 SM과 해당 레이블사가 서로 간의 수익정산을 먼저 하고, 그 후 SM에 정산된 금액에 대하여 라이크기획, 즉 이수만(전 총괄)이 6%를 지급받으면 된다, 하지만 이수만은 각 레이블사와 따로 계약을 맺을 것을 지시, SM과 레이블사 간의 정산 전에 6%를 선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이러한 이상한 구조가 생긴 것에 대해 “SM과 라이크기획의 계약은 2014년에도, 2021년에도 대한민국 국세청으로부터 그 정당성을 제대로 인정받지 못했고, SM은 언론에 보도된 것처럼 수십억 그리고 수백억의 세금을 납부해야만 했다”라며 “CTP는 이수만이 한국 국세청의 감시망을 피하기 위한 회사로, 전형적인 역외탈세에 대한 의문이 든다”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또한 이 대표는 훨씬 심각한 문제가 있다며 “이와 같은 구조를 글로벌로 광범위하게 적용해서, 해외에서 프로듀싱 로열티를 선취하려는 시도와 지시는 최근까지도 계속 있어 왔다”라며 “이 CTP라고 하는 회사는 라이크기획이 아닌 별도의 해외법인이기에, CTP와 해외 레이블사 간의 앞선 계약들은 지난해 연말에 종료된 SM과 라이크기획 간의 프로듀싱 계약과는 전혀 무관하게 지금도 살아 있고, 앞으로도 계속 유지될 것”이라고 심각성을 알렸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하이브와 이수만의 주식매매계약에 따르면, 이수만(전 총괄)의 국내 프로듀싱은 3년 간 제한되어 있지만, 해외 프로듀싱은 전혀 제한이 없다”라며 “하이브는 ‘이수만의 해외 개인회사인 CTP’의 위법요소를 알고도 동조하거나 묵인한 것일까, 아니면 모르고 계약한 것일까, 만약 모르고 계약했다고 한다면 1조원 이상의 메가딜을 진행하면서 실사조차 진행하지 않아서 이런 중요한 사항을 놓치게 된 점을 본인들의 주주들에게, 임직원들에게는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라고 재차 의문을 제기했다.
한편 이수만 SM 전 총괄 프로듀서-하이브 측 연합 측과 이성수 탁영준 SM 공동대표의 현 경영진-카카오-얼라인파트너스 연합 측은 현재 SM의 경영권을 놓고 대립하고 있다.
지난 10일 하이브는 SM 창업자이자 최대주주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가 보유한 SM 지분 18.46% 중 14.8%를 4228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이로써 하이브는 SM 단독 최대주주가 됐다. 하이브는 16일에는 주주제안을 통해 오는 3월 말 진행될 SM 정기 주주총회 때 내세울 SM 사내 후보로 이재상 하이브 아메리카 대표, 정진수 하이브 CLO를 내세울 것임을 알렸다. 또한 사외이사 후보로는 강남규 법무법인 가온 대표변호사, 홍순만 연세대 교수, 임대웅 유엔환경계획 금융이니셔티브 한국대표를 확정했다. 기타 비상무이사 후보로는 박병무 VIG 파트너스 대표, 비상임감사후 후보로는 최규담 회계사를 각각 정했다.
이에 앞서 지난 7일 카카오는 SM이 제3자 배정 유상증자 형태로 발행하는 123만주 규모의 신주를 인수하고, 전환사채 인수를 통해 114만주(보통주 전환 기준)를 확보하는 방식으로 SM의 지분 9.05%를 확보했다고 공시했다. 지분인수 규모 총액은 2171억5200만원으로, 카카오는 SM의 2대 주주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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