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경쟁력 감안하면 대규모 감산은 어려워”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2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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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호 SK 부회장-김기남 삼성 회장
“우수한 인재 육성-생태계 강화 필요”

“경쟁력을 감안하면 엄청난 감산은 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이 15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림대 도헌학술원 개원 기념 학술심포지엄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AI 시대, 한국 반도체가 나아갈 길’로 발제한 박 부회장은 “마이크론이 우수 인재를 키워 놓으면 인텔이 데려가고, 마이크론은 그 빈자리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인력을 뽑아 해결한다”며 인재 확보전의 치열함을 전했다. 그는 감산 관련 질문이 나오자 “공급이 너무 초과될 때는 ‘슬로 다운’을 생각하지만 너무 감산하는 것도 경쟁력 차원에서 좋은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SK하이닉스는 메모리 공급 과잉이 심해지자 지난해 4분기(10∼12월) 감산에 들어갔다. 박 부회장은 미국으로부터 세제혜택이나 보조금 지원을 받으면 10년간 중국에 투자할 수 없는 일명 ‘가드레일’ 조항과 관련해 “미국과 계속 협력하고 있다”고 답했다.

김기남 삼성전자 종합학술원 회장도 ‘한국 반도체 산업의 현안과 미래’를 주제로 발표했다. 그는 “60%에 육박하는 메모리반도체 점유율을 1%포인트 더 높이는 것보다 1% 남짓한 팹리스(반도체설계) 점유율을 3∼4%로 올리는 방향이 맞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반도체 시장은 2030년 1조 달러(약 1284조 원)를 넘길 것으로 예상되는데,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선 메모리반도체만으로는 어렵다는 게 이유다. 그는 “첨단 기술 경쟁력, 우수한 인재, 적극적 투자, 건실한 생태계 등 4가지 조건을 갖춰야 반도체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도헌학술원은 윤대원 한림대 이사장의 호를 따 만든 연구기관이다. 초대원장을 맡은 송호근 한림대 석좌교수는 “대학의 인재 배양은 정보기술(IT), 디지털, 바이오산업의 미래를 좌우하는 핵심 정책”이라고 했다.

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반도체#박정호 sk 부회장#김기남 삼성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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