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에 저렴한 대용량 인기… 창고형 할인점 3년새 44% 성장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2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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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이더스 멤버십 44만명 돌파
냉동삼겹살 등 10% 이상 할인
맥스, 축산물에 주력하며 차별화
코스트코, 내년 20호 매장 개점

최근 고물가가 이어지자 물건을 싸게 사려는 수요가 늘면서 창고형 할인점이 인기를 끌고 있다. 올해 10월 시작한 트레이더스 유료 멤버십에는 44만 명이 가입하며 인기를 모으고 있다. 각 사 제공
최근 고물가가 이어지자 물건을 싸게 사려는 수요가 늘면서 창고형 할인점이 인기를 끌고 있다. 올해 10월 시작한 트레이더스 유료 멤버십에는 44만 명이 가입하며 인기를 모으고 있다. 각 사 제공
장바구니 물가 부담으로 물건을 대량으로 싸게 사려는 소비자가 늘면서 대용량 물건을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는 창고형 할인마트 매장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이마트와 롯데마트 등 기존 오프라인 강자들도 기존 점포를 창고형 매장으로 바꾸거나 새 점포를 개점하면서 사활을 걸고 있다. 오프라인 채널로는 이례적으로 성장세가 가파른 데에 따른 것이다.
○ 이마트 트레이더스 멤버십 44만 명 돌파
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창고형 할인매장 규모는 올해 9조8892억 원으로 3년 전인 2019년(6조8644억 원)보다 44% 커질 것으로 추정된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20년국내 창고형 할인점 시장 규모는 연평균 18.8% 성장한 반면 백화점은 2.7%, 대형마트는 1.3% 성장하는 데 그쳤다.

이마트가 만든 창고형 할인매장인 트레이더스는 신세계 그룹 차원에서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올해부터 ‘트레이더스 홀세일 클럽(Traders Wholesale Club)’으로 간판을 바꿔 달고 대대적인 혁신에 나섰다. 2010년 1개였던 매장은 올해 21개로 늘어났다. 내년에는 강원도에서 첫 창고형 할인점인 원주점을 개점할 예정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2030년까지 30개로 매장을 늘려 국내 최대 창고형 할인점 지위를 공고히 하겠다”고 했다. 트레이더스는 올해 10월 기존 우수 고객에게는 회비 100원을, 신규 고객에게는 회비 3만 원을 받는 유료 멤버십 프로그램도 선보였다. 멤버십 가입자들에게는 ‘전용 할인 상품’을 제공했다. 냉동삼겹살, 차돌박이, 고구마 등을 10% 이상 할인해 준다. 청바지나 골프바지 등 의류나 갤럭시 버즈 등도 20% 이상 싼 가격에 판매했다. 트레이더스는 유료 멤버십을 도입한 이후 약 두 달 만에 가입 회원이 44만 명을 넘어 섰다고 밝혔다. 김성준 트레이더스 본부 팀장은 “할인 혜택과 점포별 마케팅이 결합돼 가입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고 했다.

트레이더스는 간판 상품 발굴에 집중하고 있다. 발베니, 매컬런, 에번 윌리엄스 등 MZ세대(밀레니얼+Z세대)부터 중년에 이르기까지 고루 인기가 있는 위스키를 대량으로 판매하는 게 대표적이다. 그 결과 올해 1∼10월 위스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7% 많아졌다.
○ 롯데마트 맥스 매출 30% 증가
최근 고물가가 이어지자 물건을 싸게 사려는 수요가 늘면서 창고형 할인점이 인기를 끌고 있다. 1월 출범한 롯데마트 ‘맥스’는 축산과 베이커리에 집중하면서 10월까지 매출이 출범 전인 전년 동기 대비 약 30% 오르는 등 시장에 안착하고 있다. 각 사 제공
최근 고물가가 이어지자 물건을 싸게 사려는 수요가 늘면서 창고형 할인점이 인기를 끌고 있다. 1월 출범한 롯데마트 ‘맥스’는 축산과 베이커리에 집중하면서 10월까지 매출이 출범 전인 전년 동기 대비 약 30% 오르는 등 시장에 안착하고 있다. 각 사 제공
롯데마트는 올해 1월부터 기존 롯데마트를 창고형 할인점인 ‘맥스(MAXX)’로 리모델링하며 창고형 할인점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맥스는 현재 전국에 4개 점포를 열었고 향후 추가 출점 여부를 검토 중이다.

맥스는 올해 1∼10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0% 증가하는 등 성공적으로 안착하고 있다는 평가다. 맥스는 축산물이 전체 매출의 15%를 차지할 정도로 축산물 판매에 주력하면서 차별화에 나서고 있다. 품질 상위 3%의 미국산 프라임(Prime) 등급 쇠고기와 마블링이 뛰어난 호주산 곡물비육 쇠고기 등이 인기를 얻고 있다.

롯데마트가 베이커리 사업 강화를 위해 선보인 직영 브랜드 ‘풍미소’도 맥스에 입점해 있다. 풍미소의 딸기케이크인 ‘담양 눈꽃딸기 트라이플’은 딸기 유명 산지로 꼽히는 전남 담양에서 딸기를 직접 매입해 이를 케이크 위에 듬뿍 올렸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세상에서 담양딸기를 가장 많이 올린 케이크’로 입소문이 나며 지역에서 빵지순례지로 자리 잡고 있다. 여기에 보틀벙커 2호, 3호점이 입점해 있는 경남 창원중앙점, 광주 상무점의 경우 와인·위스키를 통해 고객 유입 효과를 보고 있다.

창고형 할인매장 전통의 강자인 코스트코의 발걸음도 점포 확장에 나서고 있다. 미국의 회원제 창고형 할인점인 코스트코는 1994년 한국에 진출한 후 현재까지 18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16개 매장을 운영하면서 매출액 5조 원을 돌파했고, 올해 8월 경남 김해점과 10월 서울 구로구 고척점을 열며 점포를 확장한 상태다. 내년엔 인천 청라점과 전북 익산점까지 열어 국내 매장을 20개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기간에 집에 있는 사람이 늘면서 한 번에 많은 양을 구매해 놓고 쓰는 소비 패턴이 두드러졌다”며 “온라인몰의 급격한 확대에도 창고형 할인매장의 높은 성장세는 이어지는 만큼 공격적인 출점과 마케팅 전략이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창고형 할인점#이마트#트레이더스 멤버십#롯데마트#맥스#코스트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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