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 자동차부품산업에 인공지능 더해 경쟁력 강화한다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1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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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까지 정부예산 64억 원 투입
기업 맞춤형 인공지능솔루션 개발
불량 발생, 수요 예측 가능해져
원가 절감과 재고비용 감소 기대

자동차는 기계장치가 아니라 각종 편의를 갖춘 전자 제품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미래형으로의 전환 속도도 빠르다. 최근 반도체 공급의 차질로 신차 출고가 최대 1년 이상 늦어지는 경우가 늘고 있다. 친환경·자율주행차로 패러다임이 빠르게 전환되는 데다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공급망 붕괴까지 겹쳤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안정적인 자동차 부품 공급의 필요성과 현재 자동차부품산업의 위기를 단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자동차 업계의 위기가 지속되자 자동차부품산업을 지역특화산업으로 육성하고 있는 경남지역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경남 대부분의 부품 기업들은 기계적이고 제한된 디지털 인터페이스 장비에 의존하고 있다. 여기에 지역 기계산업의 저성장과 완성차 업체의 문제, 산업구조의 변화 등이 겹쳐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경남지역 연고기업들 역시 이러한 위기를 인식하고 사업 다변화와 미래자동차 관련 산업으로 전환하는 방안에 대해 고심하고 있다. 디지털 뉴딜에 맞는 산업구조의 대전환이 필요한 것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이 주관하는 ‘인공지능(AI) 융합 지역특화산업 지원사업’이 경남지역 자동차부품 기업들의 새로운 희망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 사업은 경남도와 경남테크노파크가 5월 컨소시엄을 통해 선정된 것이다. 내년까지 약 64억5000만 원의 정부 예산이 투입돼 지역특화산업에 AI를 융합하고 지역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모색한다.

제트에프삭스코리아의 자동차용 서스펜션 부품 생산 모습. 제트에프삭스코리아 제공
제트에프삭스코리아의 자동차용 서스펜션 부품 생산 모습. 제트에프삭스코리아 제공
경남지역 자동차부품산업을 이끄는 디엔오토모티브와 코렌스, 아신유니텍, 대신금속, 미광금속, 제트에프삭스코리아, 태영테크엠, 현대오토솔루션, 흥아 등 9개 지역 수요 기업에 에스피파트너스와 동서정보기술, 엠티데이타, 큐빅테크, 빅아이, 가온소프트, 하이텍정보, 웰스테크, 소르테크 등 9개 AI 전문기업이 AI 기술을 입히는 작업을 맡는다.

이들은 경남테크노파크 내에 구축된 실증랩에서 자동차부품산업 데이터의 학습·가공, AI 융합모델 개발, AI 학습 및 솔루션 개발, 실증을 거쳐 AI 솔루션 현장 적용 및 생산성 향상도 평가 등 실증과제 10종을 개발해 수요 기업이 원하는 대로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해 나갈 계획이다.

2023년 말까지 계속되는 이 사업은 지역산업의 패러다임을 디지털 시대에 맞게 전환하고, AI 공급 및 수요 기업 모두 산업 위기 극복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주도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가온소프트
AI 기반 불량 예측 솔루션으로 원가 절감
자동차용 쇼크업소버 생산 전문기업인 제트에프삭스코리아는 국내 최고 수준의 전착도장 생산체계를 갖췄다. 전착도장 라인의 투자와 지속적인 품질 개선 노력으로 소수점 이하의 불량률을 자랑하지만, 지속가능한 경영을 위해 AI 시스템으로의 전환을 모색하다 2022년 AI 융합 지역특화산업 지원사업 선정으로 산업구조 변화에 동참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매칭된 가온소프트는 20년 업력을 가진 정보기술(IT) 전문기업으로, 전착도장 공정의 불량 발생을 예측하는 AI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전착도장 공정의 30개 이상 설비에서 발생되는 온도, 전도도, PH 등 빅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해 불량 발생을 예측하는 시스템이다. 데이터 기반의 AI 분석을 통한 관리 체계로 변화시키고 있다.

이러한 불량 발생 예측 AI 솔루션 적용을 통해 불량 원인 분석을 비롯해 발생 예측 결과에 따른 사전 설비 조치와 함께 안정적인 모니터링 환경 제공으로 리스크에 대한 상시 대응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 솔루션을 적용하면 수요 기업의 공정 불량률과 폐기 비용은 10% 이상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하이텍정보
생산공정 검사 대신할 AI불량 예측 모델 개발
태영테크엠의 산업용 기계부품(베어링) 생산 모습. 태영테크엠 제공
태영테크엠의 산업용 기계부품(베어링) 생산 모습. 태영테크엠 제공
자동차용 베어링을 주력으로 생산하는 경남지역 특화산업 기업인 태영테크엠 역시 가공 공정 및 검사 공정에서 검사 담당자의 확인을 통해 합격품과 불량품을 구별하고 있다. 이런 방법은 정확도가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고임금, 고물가로 인해 경쟁력도 떨어져 무인화 공정으로의 변화가 필요했다. 이번 사업을 통해 하이텍정보와 협업을 이뤄 AI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양 기업은 검사 담당자를 대신해 합격과 부적합 판정을 내릴 수 있는 AI불량 예측모델을 공정에 구현하기로 협의했고, 수집된 4만9188건의 데이터를 활용하여 AI 모델을 개발했다. 현재는 정확한 예측을 위해 성능을 높이는 작업에 집중하고 있다.

이 AI 솔루션 적용을 통해 수요 기업은 시간당 베어링 생산량을 5% 이상 확보할 수 있고, 불량 예측 정확도도 85% 이상 달성해 1일 불량 생산 수량이 기존 대비 84.25% 감소할 것으로 기대된다.
웰스테크
AI 생산계획 통한 공급망 관리 ‘최적화’
차량용 충격 보강재를 주력으로 생산하는 현대오토솔루션은 핫스탬핑 공법 관련 최고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이다. 최고 기술력으로 안정된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기업이지만, 수요에 맞는 주문을 정확하고 효율적으로 처리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사람의 판단과 수작업을 통한 생산계획 수정, 납품 가능성 판단 등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오류들에 대해 AI를 통한 최적화가 필요했다. 현대오토솔루션은 AI 융합 지역특화산업 지원사업을 통해 관련 분야 전문 기술력을 보유한 웰스테크와 만났다.

현재 최적의 생산계획을 자동으로 작성해 원활한 자동차 부품 공급 및 원자재 수급을 지원하는 AI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이 솔루션은 AI 엔진으로 심층강화학습을 적용했다. 특히 디지털 시뮬레이션 기반의 가상공장을 구축함으로써 제조 현장에 강화학습을 적용하기 어려웠던 문제점을 해결하여 심층강화학습엔진이 다양한 학습을 할 수 있도록 구축한 것이 특징이다. 또한 수요 기업의 ERP·MES와 연계하여 일정 시간에 생산계획이 자동 생성되도록 했다. 이를 통해 그간 수작업으로 생산계획을 작성해서 야기되는 비용 발생과 생산계획 오류 등을 원천적으로 방지할 수 있고, 연평균 2, 3회 오류에 의한 손실을 제거해 6000만 원의 순이익이 상승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소르테크
고객 수요예측 AI 시스템으로 공급망 관리
경남 지역에서 70년의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흥아는 타이어 생산 전문기업으로, 세계적인 품질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고객의 잦은 수량 변경으로 부품 수급에 차질을 빚어왔고 생산·제품 납기가 지연되는 일이 빈번히 발생하고 있었다. 흥아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얻기 위해 AI 융합 지역특화산업 지원사업에 참여했다.

제조기업의 생산 공정 관련 AI 솔루션 개발의 기술력을 갖고 있는 소르테크와의 협업을 통해 AI 기반 고객 수요예측 시스템을 개발해 AI를 통한 공급망 관리의 최적화에 나서고 있다.

소르테크는 정부 지원사업을 통해 고객 상황에 지능적으로 반응할 수 있는 수요 예측 모델을 개발하여 수요 예측과 생산 운영에 적용할 계획이다. 흥아는 이러한 수요 예측 및 생산 최적화 솔루션을 통해 자재 발주 및 납품에 이르는 공급사슬이 효율적으로 운영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통해 납기 준수율을 내년까지 85% 이상 확보하고, 초과 발주량도 현 20%에서 내년 10%까지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창엽 소르테크 대표이사는 “생산량 및 고객 수요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파악하여 AI 솔루션으로 분석하고 이를 혼합현실 기술과 융합하여 다양한 분야 제조기업의 공급망 관리에 적용한다면 재고 비용 감소와 기업 경쟁력 제고에 지대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경남도#자동차부품산업#인공지능#기업 맞춤형 인공지능솔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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