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퉁과의 전쟁’ 근본적 대책 없나…패션 플랫폼 또 가품 논란

  • 뉴시스
  • 입력 2022년 11월 28일 14시 55분


코멘트
명품, 리셀 플랫폼 업계가 가품 논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플랫폼에서 판매한 제품이 가품으로 드러나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온라인 구매에 대한 소비자 신뢰도도 떨어지고 있다.

플랫폼들은 검수 시스템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는 등 가품을 걸러내는 데 사활을 걸고 있지만, 병행수입과 구매대행 등 복잡한 유통구조로 인한 한계를 넘어서지 못하는 모습이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무신사의 리셀 플랫폼 ‘솔드아웃’에서 판매된 나이키 한정판 운동화가 크림에서 가품 판정을 받았다.

솔드아웃에서 ‘나이키 조던 1 레트로 하이 OG 짐레드 제품’을 35만원에 구입한 한 소비자가 크림에 재판매를 했는데 해당 제품이 검수 불합격으로 가품 판정을 받은 것이다.

최근 플랫폼들은 가품을 판매한 사례가 속속 알려지며 논란을 빚고 있다.

앞서 명품 플랫폼 발란은 지난 10월 30만원대 ‘스투시 월드투어 후드집업’ 상품이 크림에서 가품 판정을 받아 규정대로 제품 가격의 200%를 보상해 줬다.

발란의 가품 판매는 지난 6월에도 한 차례 논란이 된 바 있다. 판매한 제품이 가품으로 판정되면서 이용자들이 대거 이탈하는 현상도 나타났다.

무신사와 발란의 제품을 검수해 가품 판정을 내린 크림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 8월 크림에서 검수를 통과해 거래가 성사된 나이키 한정판 운동화 또한 솔드아웃에서 가품 판정을 받으며 논란이 되기도 했다.

명픔 플랫폼의 제품 유통은 해외 명품 부티크나 병행 수업업체를 통해 제품을 들여오는 방식이 많이 쓰여 오프라인 매장에 비해 저렴하지만 여러 채널을 통해 물건을 들여오다 보니 가품이 섞일 가능성은 그만큼 높다.

때문에 정품 검증 능력은 명품 플랫폼 신뢰도의 바로미터로 통한다. 리셀 플랫폼 역시 판매자들의 제품이 진품인지 걸러내는 검수 과정이 가장 중요하지만 100% 진품을 걸러내기가 쉽지 않다.

플랫폼들은 정품 검수 시스템을 대폭 강화하면서 신뢰도 회복에 나선 상황이다.

발란의 경우 정품 검수 시스템 강화와 함께 ESG 전담 조직을 신설하고, 입점 업체의‘ 반품비 상한제’를 새롭게 도입했다.

무신사도 상품의 정품 여부를 확인하는 절차 과정을 추가해 스토어에 입점한 병행수입 업체의 판매 기준을 더 까다롭게 높였다.

또 판매하려는 전 상품에 관한 표시사항 검수도 강화했다. 이는 상품에 부착된 의류 택, 케어라벨 등 소비자가 확인해야 할 정보가 훼손돼 있지 않은지 확인하는 절차다.

플랫폼들이 저마다 검수 과정을 강화하고 있지만 ‘가품 원천차단’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명품 플랫폼의 경우 병행 수입업자나 구매 대행업자가 입점한 오픈마켓 형태로 운영된다. 병행수입은 명품 브랜드의 공식 판권·유통권을 보유한 업체가 직접 상품을 파는 게 아니라 개인, 일반업체가 별도 경로로 물건을 들여와 판매하는 걸 말한다.

직접 수입하지 않거나 구매대행, 에이전시와 같은 3자 대행방식으로 유통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제품 출처를 명확하게 파악하기 어렵다. 이렇게 유통 과정이 복잡하다 보니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가품을 끼워넣을 수 있는 것이다.

리셀 플랫폼도 마찬가지다. 상표권자가 아닌 판매자들 간 개인 거래를 중개하는 플랫폼이다보니 모든 제품을 검수 과정에서 걸러내는 것이 불가능하다. 제 아무리 까다로운 검수 철차도 피해가는 경우가 있어서다.

업계 한 관계자는 “명품이나 리셀 플랫폼에서 잇따라 가품 판정이 나와 논란이 되고 있는데, 사실상 100% 가품 차단은 불가능하다고 봐야 한다”며 “검수 과정을 최대한 까다롭게 강화시키고 가품 판정 시 보상 수준을 높여 소비자 불안감을 해소해주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