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규제 완화 기대감에…가계대출 감소세 반등 조짐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4월 24일 14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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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들어 은행의 가계대출이 4개월 만에 증가세로 전환하고 있다. 최근 부동산 거래가 살아날 조짐을 보이는 데다 은행들이 경쟁적으로 대출 금리를 인하한 점이 배경으로 풀이된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 등 5대 은행의 이달 21일 현재 가계대출 잔액은 총 703조4484억 원이다. 3월 말과 비교해 2547억 원 증가했다. 아직 4월 전체 실적이 집계되기 전이지만 이달 말까지 영업일 기준으로 6일만 남은 만큼 4월 월간 대출도 증가세로 마무리할 가능성이 높다.

이달 1~21일 5대 은행의 가계대출은 4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이들 은행의 가계대출은 1월(―1조3634억 원), 2월(―1조7522억 원), 3월(―2조7436억 원) 등 3개월 연속 감소세였다. 은행권 전체로는 지난해 12월부터 지난달까지 4개월 연속 가계대출이 줄었다.

이 가운데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507조1182억 원으로 지난달 말 대비 4008억 원 늘었다. 반면 신용대출 잔액은 같은 기간 1754억 원 줄어 지난해 12월 이후 5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갔다.

가계대출이 다시 증가할 조짐을 보이는 것은 부동산 거래가 조금씩 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는 1358건(계약일 기준)으로 전월(810건) 대비 548건 증가했다. 하지만 아직도 지난해 3월(3762건)보다는 적다. 3월 경기도 아파트 매매(5525건)도 2월(3855건)보다 1670건 증가했다.

최근 시중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 금리와 전세대출 금리를 잇달아 낮춘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주요 시중은행들은 대부분 신용대출 한도를 지난해 총량규제 강화 이전 수준으로 복원하기도 했다.

새 정부가 부동산 정책 정상화를 위해 대출 규제를 완화하면 가계대출이 더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는 현재 생애 최초 주택구매가구에 대해 주택담보인정비율(LTV) 상한을 80%로 올려주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윤석열 당선인은 후보자 시절 ‘1주택자 LTV 70%로 상향’ 공약을 내놨지만 부동산 시장이 다시 꿈틀대면서 이에 신중한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7월 말 주택임대차보호법이 시행 2년을 맞는 점도 눈여겨봐야 한다. 이 법에 따라 전세계약갱신청구권(계약을 갱신할 때 임대료 인상률을 5% 이내로 제한)을 한 번 사용한 임차인들은 재계약 때 시세에 맞춰 보증금을 올려줘야 한다. 이에 따라 전세자금 대출 수요가 증가할 수 있다.


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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