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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경제

‘카카오 손보’ 하반기 출범… 시장 흔들 ‘빅테크 메기’ 등장

입력 2022-04-14 03:00업데이트 2022-04-14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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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디지털 손보사 설립 본허가
카카오페이가 디지털 손해보험회사 설립 본허가를 얻고 하반기(7∼12월)부터 본격적인 보험 영업을 시작한다. 빅테크(대형 기술기업)가 직접 보험업에 뛰어드는 첫 사례다. 거대한 플랫폼 파워를 등에 업은 빅테크 보험사의 등장에 대형 보험사들 위주로 돌아가던 보험업계에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13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디지털 손해보험사인 ‘카카오손해보험’(가칭)은 이날 열린 금융위원회 정례회의에서 보험업 본허가를 받았다. 지난해 12월 본허가를 신청한 지 4개월 만이다. 카카오페이는 지난해 9월 자회사인 ‘카카오페이보험 준비법인’을 만들고 보험업 진출을 준비해왔다.

이로써 카카오손보는 빅테크가 운영하는 첫 번째 보험사가 됐다. 동시에 기존 보험사가 아닌 신규 사업자가 설립한 첫 디지털 보험사이기도 하다. 디지털 보험사는 통신판매전문보험회사로 분류되는데, 전체 보험 계약과 수입 보험료의 90% 이상을 전화, 컴퓨터 통신 등을 통해 모집해야 한다. 국내 1, 2호 디지털 보험사인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과 캐롯손해보험은 각각 기존 보험사인 교보생명과 한화손해보험이 만든 자회사다. 카카오손보는 국내 3호 디지털 보험사다.

카카오손보는 출범 초 여행자보험이나 펫보험 등 소비자들의 일상생활과 밀접한 보험을 주로 판매할 방침이다. 손해율(보험료 수입 대비 보험금 지급 비율)이 높고 설계 과정이 복잡한 자동차보험이나 장기보험 등을 초기 상품 라인업에서 뺀다. 그 대신 보험료가 싸고 쉽게 가입할 수 있는 상품에 집중해 고객 확보에 나서겠단 전략이다.

카카오 계열사와의 시너지를 이용한 연계 상품도 다양하게 선보일 계획이다. 카카오모빌리티와 연계한 바이크·대리기사 단기보험, 카카오커머스와 연계한 반송보험 등이 그 예다. 카카오톡이나 카카오페이 같은 거대 플랫폼을 이용해 간편하게 가입할 수 있다는 것도 큰 강점이다. 최세훈 카카오페이보험 준비법인 대표는 “보험의 문턱을 낮추고 빠르게 변화하는 생활환경에 맞춰 다양한 혁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기술과 플랫폼을 앞세운 카카오손보의 등장에 삼성화재, DB손해보험 등 대형사들도 긴장하는 모양새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등의 영향으로 보험 시장에서도 온라인 판매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2014년 1%대에 불과했던 손보업계의 온라인 판매 비중은 지난해 1분기(1∼3월) 6.46%까지 올랐다. 특히 여행자보험 같은 간편한 상품을 가입할 땐 전체 가입자의 절반 이상(50.9%)이 온라인 판매 채널을 이용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소비자의 요구에 민첩하게 대응하는 빅테크와 달리 전통적인 영업 방식에 익숙한 보험회사는 디지털 시장에서 도태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황인창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빅테크가 보험업에 진출하면서 기존 보험사의 고객을 빼앗아 오는 지각변동이 일어날 수 있다”며 “다만 경쟁을 통해 기존 보험회사의 디지털 혁신을 유도하고 소비자의 편의성과 만족도를 높일 여지가 크다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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