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자동차-의류 안샀다…소비 1.9% ↓, 18개월만에 최대폭 감소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3월 2일 15시 03분


올해 1월 산업생산과 소비가 동반 추락했다. 1월 산업생산과 소비는 1년 10개월 만에 동반 감소했고 소비의 경우 1년 반 만에 최대 폭으로 감소했다. 향후 경기 상황도 녹록치 않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경기를 예측하는 지수인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도 7개월 연속 떨어졌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1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1월 전산업생산(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 지수는 115.8(2015=100)로 전월에 비해 0.3% 줄었다. 이는 지난해 7월 이후 최대 낙폭이다.

주식시장 등 자본시장 부문이 주춤하면서 금융상품 거래가 감소했고 정부 규제로 인한 대출 수요 급감으로 금융·보험 생산이 전월 대비 2.7% 줄었다. 전문·과학·기술 생산도 2.5% 쪼그라들었다. 다만 오미크론 변이 확산에도 불구하고 대면 업종인 숙박·음식업과 예술·스포츠·여가 생산은 각각 2.0%와 5.4% 늘었다.

소비동향을 나타내는 소매판매액 지수(계절조정)는 1월 120.8(2015=100)로 전월에 비해 1.9% 감소했다. 2020년 7월(―5.6%) 이후 최대 감소폭이다. 특히 전산업생산과 소매판매가 동시에 감소한 것은 2020년 3월 이후 1년 10개월 만이다. 수입차 판매 감소와 함께 내수 차량 생산이 조정을 받으면서 승용차 등 내구재(―6.0%) 판매가 큰 폭으로 줄어 소매 판매액을 끌어 내렸다. 평년 대비 높은 낮 기온으로 의복 등 준내구재 판매도 3.4% 줄었다.

문제는 향후 경기 전망도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경기를 나타내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102.4로 전월보다 0.6포인트 상승했지만, 향후 경기 전망을 보여주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100.1로 0.1포인트 떨어져 지난해 7월 이후 7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선행지수 순환변동치가 연속 하락한 기간도 2년 11개월 만에 최장이다.

통계청은 1월 지표 수준이 떨어진 것은 전월 지표가 상당히 높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이어졌던 경기 회복세가 올해 1월 들어 하락세로 전환한 것으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전월 주요 지표 수준이 상당히 높았기 때문에 1월 서비스업 생산과 소매 판매 수준이 나쁘지 않았는데도 상대적으로 조정을 받은 측면이 있다”라며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도 상승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경기 회복 흐름이 꺾인 것은 아니라고 판단한다”라고 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사태와 오미크론 확산세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 등 향후 경기 회복세를 낙관하기에는 이르다는 분석도 있다.

기획재정부도 작년 연말에 이어 생산과 투자 등 전반적인 경기가 회복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우크라이나 사태, 러시아에 대한 국제사회 제재 등 대외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 서방국의 강도 높은 제재 현실화에 따른 실물경제·금융시장 파급효과, 에너지·원자재발 인플레이션 확산, 오미크론 확산에 따른 소비심리 하락, 주요국 통화 정책 전환 가능성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어 경각심과 긴장감이 요구된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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